[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해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의 북한 귀순병사 정보공개, 환자와 부적절한 성관계 및 치료사실 공개 등 논란에 이어 최근 강서구 PC방 사망 피해자 상황 공개를 놓고 의료계 내부에서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사망한 피해자 A씨를 치료했던 B의사가 SNS에 게재한 글을 놓고, 서울대 의대 C교수가 마찬가지로 SNS를 통해 “의료윤리를 위반한 행위”라고 비판하며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C교수는 대한응급의학회·대한의료윤리학회 등 유관학회에 역할을 촉구하기도 했다. [사진 피의자 김성수]
이에 대해 유관학회에서는 “개인 행동에 대해 일일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내놨다.
23일 대한응급의학회·대한의료윤리학회 등 관계자는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SNS라는 지극히 사적인 공간에서 이뤄진 개인 글쓰기에 대해 특별히 내놓을 입장이 없다”면서도 발언의 적절성 여부에 대해서는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응급의학회는 ▲개인적인 의견 표출 ▲앞선 논란과는 달리 이미 밝혀진 사실 언급 ▲의료법 위반여부에 따른 사법적 책임 등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응급의학회 관계자는 “해당 교수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SNS에 올렸기 때문에 직업윤리에 벗어났다고 보기도 어렵고, 이국종 교수 등 앞선 논란과도 양상이 다른 것이 SNS에 기재한 글은 이미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이라며 “사실상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B의사가 기재한 글에도 비밀유지에 관한 고민을 밝히고 있고, 언론을 통해 접한 CCTV 내용을 확인 후 자신의 생각을 기록했기 때문에 직업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또 유아인 경조증 발언을 해 논란이 됐던 정신과 전문의가 환자 정보를 공개한 것과 이번 사건의 양상이 다르다고 판단한 이유도 “CCTV를 통해 이미 밝혀진 사실”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의료윤리학회는 개인적인 의견을 게재한 것에 대해 학회 차원의 입장을 내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했지만, 피해자인 A씨 정보공개를 두고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의료윤리학회 관계자는 “SNS는 사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논평할 것은 없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환자 정보공개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나 다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국종 교수, 정신과 전문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등 논란이 일었던 환자정보 공개는 건별로 공익, 의료법 위반여부에 대한 판단 등 개인마다 상이할 수 있기 때문에 이후에도 언제든 재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피해자 A씨 담당 의사였던 B씨는 지난 19일 SNS를 통해 당시 A씨 상태에 대해 공개했다.
B씨는 "나중에 (칼자국이) 모두 서른 두 개로 들었다"며 "모든 상처는 칼이 뼈에 닿고서야 멈췄다. 두피에 있는 상처는 두개골에 닿고 금방 멈췄으나, 얼굴과 목 쪽의 상처는 푹 들어갔다. 귀는 얇고 구멍이 뚫렸다. 목덜미에 있던 상처가 살이 많아 가장 깊었다"고 썼다.
이에 대해 C 교수는 “환자 동의는 구하지 못했을 것이며, 유가족의 동의를 구했다는 언급도 어디에도 없다"며 "이는 명백한 의료윤리와 의무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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