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전면 급여화 과정을 거치며 적정수가 정립이 핵심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수가협상 개선방안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이 시작된다.
올초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언급했던 균등 마진론 등을 입증하기 위해 원가확보가 핵심요소로 떠올랐고, 또 이를 기반으로 환산지수 계약이 이뤄지는 여러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야 하는 상황이다.
23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2019년 유형별 환산지수 연구’ 공개 시점에 맞춰 2020년 연구도 동시에 착수했다. 관건은 2020년 연구때는 지금과 다른 방식의 수가협상 개선방안을 만들겠다는 목표가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균등 마진론 등 김용익 이사장이 주장한 적정수가 셈법에 부합하는 기준을 만들기 위해서는 상대가치점수 영역이 중요하지만 종별 상황을 세밀하게 적용할 수 있는 환산지수의 변별력도 핵심이 된다.
결국 원가를 기반으로 각 요양기관 특성을 감안한 환산지수를 설계하기 위해 전반적 검토가 이뤄진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장성 확대에 따른 제도 변화 반영원칙 개선안 마련 ▲의료물가 구성요소 가중치의 최신화 방안 ▲목표진료비 및 실제진료비 반영 시 적정 기준년도 모색 등을 주요과제로 설정하고, 실제 협상과정에서 변화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지 전면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지속적으로 고민됐던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에서 AR(Adjusted Rate, 인정가능한 기본인상률) 모형을 접목해 가격뿐만 아니라 진료량 통제기전을 확보하는 방식이 중점 고려대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수가계약 시 회계자료 수집범위 확대 등 활용 가능한 객관적 근거자료를 구축해 ‘합리적 밴드 결정기준’을 설정하고 지불제도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실용적 부대합의안 등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2019년 연구에서 제안된 병원급 유형 세분화 방식은 효율적 형태가 될 수 있으나 아직 시기상조로 중장기적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실제 건보공단은 지난달 공급자 단체들과 제도발전협의체를 열어 수가협상 방식에 대한 의견을 들었고, 이를 감안해 새롭게 도입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당장 내년에 병원급 유형 세분화라는 과제는 정리해야 할 부분이 많고 막상 공급자 차원에서도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중장기적으로 협의체 안건으로 올릴 수 있겠지만 바로 적용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내비쳤다.
이어 “전면 급여화에 따른 손실분, 현실적 상황을 반영한 지표 등 영역에서 환산지수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 전반적 형태의 고민을 할 것이다. 공급자와 소통에 집중해서 개선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급자인 의료계는 건보공단의 적정수가 마련 의지에 공감을 표하면서도 설계 단계부터 적극 개입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병원협회 한 임원은 "적정수가를 지향한다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지만 그동안의 정책을 반추했을 때 100% 신뢰는 힘든게 사실"이라며 "밑그림 단계에서부터 제대로된 수가정책이 수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병원계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병원급 유형 세분화 등의 문제는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