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서울대학교병원의 의료기관인증 관련 편법 및 조작 의혹이 제기됐다
. 평가기준을 맞추기 위해 각종 꼼수를 부렸다는 주장이어서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적잖은 파문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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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26일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병원의 인증평가 관련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대병원은 인증평가가 이뤄지는 기간에만 가까스로 기준을 맞추고 평가가 종료된 후에는 기준을 위반하는 일이 만연하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특히 평가기간 환자수를 인위적으로 줄이거나 기록 문서를 조작하고, 인증평가단에게 허위 대답을 지시하는 등 각종 편법을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노동조합이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의료기관평가인증과 관련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전원이 ‘인증평가 기간에만 하는 일이 있다’고 대답했다.
응답자의 89.1%는 실제로는 하지 않았지만 인증단에게는 하고 있다는 대답을 하라고 요구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와 관련한 직원들의 폭로도 잇따랐다.
한 간호사는 “인증기간 동안 퇴근 후에도 구석구석 청소를 하고 평소에는 만들지도 않던 서류를 만들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증 평가단에게 보여 줄 응급약물 봉인을 유지하기 위해 환자의 혈압이 떨어지는 응급상황에서도 비품약을 숨겨 놓은 타 병동에 빌리러 가는 일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의 서류조작 사실에 대한 증언도 나왔다.
또 다른 간호사는 “인증 기간에는 온갖 서류들이 조작된다”며 “인력 부족으로 상상도 못할 분량의 서류 작성 지시가 내려온다. 과거 30일의 기록을 하루 만에 허위로 작성하기도 한다”고 폭로했다.
이어 “일정시간을 들어야 이수되던 온라인 교육은 인증기간에는 듣지 않아도 클릭만 하면 이수가 된다”며 “각종 전담팀과 위원회가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가짜 명단과 서류를 만든다”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 노동조합 관계자는 “부끄러운 현실을 고백하는 것은 더 이상 환자와 국민을 속이는 허위 인증의 공범자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서울대병원은 즉각 인증평가 관련 허위, 편법, 조작행위를 중단하고 정직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인증기준에 도달하기 위해 대규모 인력 충원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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