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기기 허가 시 임상시험 자료 제출 범위 확대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의료기기 허가시 임상시험 자료에 대한 제출 범위를 확대하고 임상자료 제출의 근거가 되던 '본질적 동등성' 관련 규정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본질적 동등성'이란 의료기기의 구조 및 원리가 같아 안전성과 유용성에 대한 입증자료를 기존 기술로 갈음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불필요한 행정절차를 간소화하는 장점이 있어 미국과 유럽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서 식약처는 기존에 허가를 받은 의료기기로 시장에 진입하려는 후발 기업의 경우 이를 통해 임상시험 관련 자료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의 형평성을 지적 받았다.
당시 류영진 식약처장도 "후발 주자들이 외려 인허가를 면제받는 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임상자료는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식약처가 실제로 의료기기 안전국 내 본질적 동등성 개선 TF를 구축, 업체 간 형평성을 도모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안으로는 우선 기술문서 심사대상을 정하고 이외 제품은 임상자료 제출을 의무화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찬반이 엇갈릴 전망이다. 최초로 기술을 개발한 기업에 대한 기득권 보호가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는 환영할 만하지만, 한편으로 규제 개선 흐름에 역행하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A업체 관계자는 "국감에서 지적했듯 후발 주자들이 제품 가격을 후려쳐 시장에 진입하면서도 추가적인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는 모순이 존재한다"며 "제품 안전성을 위해서라도 동등성 검토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B업체 관계자는 "임상시험자료 제출범위 확대는 이미 여러번 제안됐다가 실패한 정책"이라며 "지금도 국내 영세업체들은 인허가 절차에 애를 먹고 있는데 규정이 강화되면 시장 진입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 진출이 일반화되고 있는 의료기기 시장에서는 국제 시장과의 규제 조화가 필요한데 이런 점에서도 역행하는 방안"이라며 "국내 업체를 보호할 수 있는 보완책이 같이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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