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고도의 술기와 경험을 요구하는 부정맥 시술이 3D 맵핑 기술 발달로 점차 높은 정확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30일 서울 종로타워에서 개최된 보스톤사이언티픽코리아 미디어 세션에서 경희의료원 심장내과 김진배 교수는 “부정맥 시술은 전체 숫자로는 많지 않지만 첨단화된 장비로 진단에 많은 경험이 요구되며 시술 자체가 까다롭다”며 “최근 3D 맵핑을 통해 시술 부위를 정밀하게 판단하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정맥은 말 그대로 불규칙한 심장 박동으로 인해 일어나는 다양한 증상으로, 심장 내의 전기전달 체계가 하나라도 잘못되면 발생한다. 심전도, 심초음파, 관상동맥 조영술 등 다양한 검사를 통해 진단 가능하다.
김진배 교수는 “가장 흔한 부정맥은 심방세동이다”라고 설명했다. 심방세동은 심실과 심방이 정상 심장과는 다르게 가늘고 불규칙적으로 뛰는 증상으로 심전도를 통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다. 2015년 기준 유병률이 약 1.5% 정도로 높지 않지만 그만큼 경험 있는 의사들도 적다.
김 교수는 “대부분의 환자가 약물 치료를 진행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 부정맥이 발생하는 심장 조직에 카테터를 삽입해 전기 자극을 가하는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며 “이 때 어떤 부분을 시술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CT 촬영을 통한 3D 맵핑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3D 맵핑 장비는 심장을 약 1000개의 지점으로 측정해 입체영상으로 구현, 부정맥 증상이 나타나는 구간을 보여준다. 맵핑을 통한 진단이 정밀해야 괴사하는 조직 범위를 줄이고 시술의 정확도도 높일 수 있다.
김 교수는 “현재 보스톤사이언티픽을 비롯해 약 3개사의 제품들이 부정맥 시술에 활용되고 있다”며 “보스톤사이언티픽의 리드미아(Rhythmia) 메디칼 시스템은 다른 제품과 비교해 사용법은 어렵지만 높은 품질의 영상과 정확한 진단률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리드미아 메디칼 시스템은 1만 개의 지점을 통해 영상을 구현하며 카테터가 전기 신호의 충돌을 방지할 수 있도록 설계돼 부정맥 발생 부위를 좀 더 정밀하게 좁힐 수 있다.
다만 김 교수는 “맵핑에 불필요한 정보가 담기는 측면이 있고 카테터 크기가 커서 다른 부위를 건드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한 성능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처럼 부정맥 시술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김 교수는 검진을 통해 증상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부정맥은 심전도 검사를 통해 진단받는 것이 가장 정확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병원을 가도 5천원 내외의 가격으로 심전도 검사를 받을 수 있다”며 “미국에서 90달러를 육박하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저렴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정맥 가운데는 갑작스럽게 사망할 수 있는 증상도 있어 진단을 통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한데 검사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많아 국민적 인식이 부족하다”며 “국가 건강검진에 심전도 검사를 포함시켜 질병 관리를 조기에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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