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의료일원화에 대해 보건복지부가 중재 역할을 넘어 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민 건강 차원에서 의료일원화가 필요하다는데 의료계와 한의계 모두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1951년 국민의료법 시행에 따라 의과와 한의과가 분리된 이후 67년간 이원화된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데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의사와 한의사는(의사협회와 한의사협회) 서로 31건의 소송을 주고받았으며, 당사자만 761명에 달한다. 이는 결국 의료계 전체의 불신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에서도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박능후 장관은 “일선 의사와 한의사의 동의만 얻게 되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제시한 바 있다.
지난 1년여간 의‧한‧정협의체를 통해 일원화에 대한 진일보한 합의를 이룬 덕분이다. 합의문도 작성됐지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한의사협회가 막판 소속 회원들의 추인 받는 과정에서 결렬됐다.
최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오제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우리나라만 유독 의과, 한의과 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 의원은 “국가에서 바라지 않는 갈등이 상존하고 첨예한 갈등이 발생되는 것은 의료정책 수립 입장에서도, 의료서비스를 받는 국민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우려했다.
윤일규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이원화된 의료체계 속에서 피해자는 의사나 한의사가 아닌 국민”이라며 “과도한 의료비 부담, 선택의 혼란 등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는 체계를 하루빨리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9월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한의학학회, 보건복지부가 오랜 논의 끝에 의료일원화를 위한 로드맵을 담은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협의체 합의문’을 작성했다.
하지만 합의문 추인 과정에서 결렬로 인해 다시 의료일원화에 대한 논의가 불투명해 졌다.
이기일 정책관은 “쟁점은 현(現) 한의사들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의료계 반감이 크다는 점이다. 이 부분 해결이 가장 관건”이라며 어려움을 전했다.
복지부는 시일이 걸리더라도 의학과 한의학의 교육을 같이하는 교육 일원화가 선행되면 장기적으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정책관은 “그동안 복지부가 수행해온 중재자적 역할을 넘어 이제 적극 나서야할 시기로 판단된다. 미래세대를 위해 꼭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