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국내 소화기내시경 시술의 대가인 심찬섭 교수가 조만간 19번째 저서인 ‘복부초음파 진단학’ 제 4판을 선보인다. 지난 9월 출간된 ‘흥미로운 소화기 임상증례의 내시경 치료’를 비롯해 근 10년 동안 연간 2회의 집필 작업을 꾸준히 해 온 셈이다. “이번 작업이 끝나면 아마 몸이 근질거리는 것을 못 견뎌 또 다른 책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심찬섭 교수로부터 국내 내시경 초음파 교육에 대한 진단과 미래 방향을 들어봤다.
Q. 금년도에 작업한 책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이미 출간된 ‘흥미로운 소화기 임상증례의 내시경 치료’는 지금까지 시술하며 내가 직접 겪었던 특이한 임상증례를 모으다 보니 책이 됐다. 시술 범위가 예상보다 너무 크거나 삽입한 스탠트가 말을 듣지 않는 경우, 시술 중 다른 장기가 갑작스럽게 영향을 받을 때와 같이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발생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딱히 물어볼 데 없는 애매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특히 경험 없는 의사들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책으로 펴내게 됐다.
마무리 작업 중인 복부초음파 진단학도 전공의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기존 책들은 다양성 면에서는 좋지만 깊이가 다소 부족하다고 느꼈다. 테크닉이 필요하고 위험도도 어느 정도 따르는 난이도 있는 시술을 시행하는 경우를 대상으로 했다.
"진료과 간 대립 아닌 협력 방향으로 초음파 교육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
Q. 저술 활동을 꾸준히 해오는 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1982년에 일본 학회에서 초음파교육을 처음 받아보고 우리나라에 들여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여러 시술법을 시작했다. 그 후 30여 년이 지났으니 지금의 트레이닝 환경은 과거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많이 발전했다. 그럼에도 교육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개인적인 경험 때문이다. 내시경 시술을 처음 하다 보니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새로운 방법, 더 나은 장비가 없을까 많이 고민했고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돌발상황에 대한 대처가 늘게 됐고 이런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서 집필 작업을 하게 되는 것 같다.
Q. 실제로 병원에서 초음파 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나
최근에는 학회들도 많이 생기고 있고 개원가에서도 교육이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순천향대서울병원에 있을 때 초음파 내시경 워크숍을 도입했던 것이 자리매김하고 최근 임상초음파 학회도 활동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본다. 대학병원과 같이 큰 의료기관에서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긴 하지만 의무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는 않다. 전공의 단계에서도 치료에 잘 뛰어들지는 못하고, 펠로우 단계나 돼야 기회가 많이 주어지는 실정이다.
Q, 초음파 교육에 관해 조언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앞으로는 여러 과에서 다양한 초음파 교육을 개발했으면 한다. 과거에는 영상의학과에서 한다는 인식으로 직역 간 갈등도 있었지만 현재는 내과 등에서도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서로 대립하기보다는 협력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았으면 좋겠다. 또 급여화 흐름으로 초음파는 점차 보편화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교육 과정들이 존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또한 후배들을 지원하는 버팀목의 마음으로 내시경 치료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