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전체회의를 개최하고 146건의 법안을 상정하면서, 오는 27일부터 진행되는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번에 상정된 법안 중 공공보건의료대학원 설립법은 지난 2016년 무소속 이정현 의원부터 지난 9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의 법안까지 총 5개의 유사한 법안이 발의돼 국회와 정부, 의료계의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의료계는 공공의료대학원 설립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번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의료계가 문제 제기한 부분에 대해 보건복지위원회 전문위원실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법안소위는 물론 전체회의를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국회 “공공의료대학원 수련병원 NMC 지정 타당”
이번에 심의를 받을 공공보건의료대학원 설립법안(김태년 의원 발의)에는 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를 교육 및 실습 기관으로 하고, 기타 민간의료기관과 협약을 체결해 교육과 실습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의료계는 법안의 현실성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정상적인 수련이 불가능한 국립중앙의료원에서 공공의사의 교육을 담당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국립중앙의료원은 열악한 근로조건과 환경으로 현재도 전공의 충원이 어려운 상태”라며 “정상적인 교육과 수련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안 검토 과정에서는 NMC의 수련병원 지정 취지에 공감하며 NMC의 역량 강화가 전제된다면 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종희 수석전문위원은 공공의료대학 설립 및 운영에 대한 법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NMC는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으로 이를 공공의료대학 교육·실습 기관으로 지정하려는 취지는 타당하다”며 “별도의 부속병원 설립 없이 NMC의 시설을 활용할 경우 재정을 절감할 수 있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NMC가 공공의료를 선도하고 콘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이긴 하나 실제로는 인력, 시설 여건의 한계로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면도 있다”며 “공공보건의료대학의 실습기관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NMC의 역량강화를 위한 대책이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의무복무 미이행 시 면허취소 규정도 쟁점
법안소위에서는 공공보건의료대 졸업 후 의무복무 미이행 시 면허 취소 규정에 대해서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공보건의료대 설립법 제정안에는 졸업자의 의무복무 기간을 10년으로 하고, 복무기간을 지키지 않은 경우 면허취소 후 10년 간 면허 재교부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의협 전선룡 법제이사는 “현재 발의된 공공의료대 설립·운영에 대한 법률은 의무복무 10년을 강제하고 있는데 이는 위헌적 요소가 강하다”며 “특정 직업군을 육성하고 이를 조건으로 의무복무를 규정하고 있는 경찰대, 농수산대학교와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도 의무복무 미이행 시 면허취소 규정에 대해 위헌소지가 있다고 문제 제기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복지위 전문위원실은 이 역시 기본권 제한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의료법에서 복지부장관은 특정 지역이나 업무에 종사할 것을 조건으로 의사면허를 내어줄 수 있고, 해당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며 “의무복무 불이행을 의사면허 취소의 요건으로 규정한 것을 기본권의 과도한 제한으로 볼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의무복무 불이행을 이유로 의사면허를 취소한 경우 10년 동안 면허 재발급을 못하도록 한 것은 의료법에서 면허 재교부 제한을 최대 3년으로 규정하고 있는 규정에 비해 과도한 측면이 있어 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