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올해 국정감사에서 서울시 서초구의 국립중앙의료원(이하 NMC) 감염병병원 건립저지 내부문건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가운데, 감염병병원 설립을 둘러싼 복지부와 서초구의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다.
복지부가 NMC 이전 및 감염병병원 설립과 관련해 서초구 입장을 묻는 마지막 공문을 보냈고, 이에 서초구는 기존과 달리 “주민 설명이 필요하다”며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19일 서초구 감염병병원 건립 저지문건과 관련해서 서초구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국감에서 나온 서초구의 감염병병원 건립 저지대책 내부문건과 관련해 입장을 묻는 공문”이었다며 “주민설득은 복지부 일인데 왜 서초구가 (주민)선동에 나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가 설득해야 할 대상은 ‘서초구’가 아니라 ‘서초구 주민’이고, 서초구에서 계속 반대할 경우 NMC 이전 자체를 재검토하라고 국감에서 이야기가 나온 만큼 ‘원점 재검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복지부가 서초구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특히 NMC 이전 원점 재검토 이야기까지 나온 것은 강공으로 풀이되는데, 복지부는 이에 대한 회신을 이달 말까지 보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 서초구는 감염병병원 저지문건을 만드는 등 조직적인 반대 움직임을 보이던 것과 달리 "주민 설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도시관리계획 결정·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 등에서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 등은 당연히 진행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복지부와 서초구의 입장이 같아진 셈이다.
일각에서는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선거법 위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는 등 정치적인 입지가 불안해져 서초구의 입장이 급반전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서초구가 감염병병원 설립을 포함한 NMC 이전에 반대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며 “메르스 이후 중앙감염병병원이 대두된 것은 이전과 달라진 부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민설명이 필요하다고 요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감에서 논란이 됐던 중앙감염병병원 건립저지 내부문건에 대해서도 ‘이미 폐기된 문건’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서초구 관계자는 “해당 문건은 실무선에서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구청장 결제로 올리거나 외부에 배포한 적은 없다”며 “논의 과정에서 이미 폐기된 문건이고, 실제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실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감염병병원 별도 건립 저지대책’ 내부문건을 공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서초구민 비상대책위원회(대표단) 구성·운영방안을 명시하고 있는데, 비대위 구성 및 운영 주체가 서초구청 문화행정국 자치행정과로 돼 있어 ‘관치’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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