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수액 주사를 맞은 환자들이 갑작스럽게 숨지는 사고가 최근 연달아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 원인이 좀처럼 파악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수액세트 이물질 혼입 논란으로 한차례 진통을 겪었던 업계는 ‘수액 공포증’ 파장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인천 지역에서만 4명의 환자가 수액 주사를 맞다 숨진 사건이 발생한 이후 부산에서도 두 명의 환자가 수액 주사를 맞고 심정지로 사망한 사실이 밝혀졌다.
사망자는 각각 30대와 40대 남성으로, 이 중 30대 남성 A씨는 복통과 설사 증상을 보여 병원에 이송돼 주사를 맞다가 심정지로 사망했다.
40대 남성 B씨는 감기 증상으로 병원에서 수액을 처방받고 거의 다 맞아갈 때쯤 가슴에 통증을 호소, 대학병원으로 가던 도중 심근경색으로 숨졌다.
또 지난 5일에는 경남 밀양에서 체한 증세로 병원에서 포도당 수액을 맞으며 침상에 누워 있다가 떨어져 의식을 잃고 사망한 환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모두 뚜렷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부검을 진행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수액세트 판매 업체들도 긴장감에 휩싸였다. 병원의 관리 소홀이나 약물 문제 등 다양한 요인이 의심되고 있지만 불량 수액세트 문제가 이미 여러 번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자유한국당)은 “올해 주사기 및 수액세트의 이물질 혼입 건수는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또 “지난해 기준 수액세트의 납품가는 300원대에 불과해 해외 OEM 방식으로 제품을 최대한 저렴하게 생산하는 관행이 계속되고 있어 품질관리가 허술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최근 보건복지부는 환자안전과 감염예방 차원에서 수액세트 수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는 의료기관의 감염 관리 등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내 수액세트 제조·판매업체 A사는 “소위 벌레수액 문제 이후 국내 몇 업체가 행정처분을 받은 바 있기 때문에 최근 사건으로 수액에 문제가 많다는 이미지가 퍼질까 우려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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