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대한의사협회의 공공의대 설립 반대로 의과대학 정원 감축, 동결 정책이 계속되는 등 의료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연세대학교 정형선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11일 개최한 '바람직한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 방안' 토론회에서 우리나라 의료인력 수급의 문제점을 이 같이 진단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이 발의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2022년 개교를 목표로 전북 남원에 국립으로 공공의료대학(원)을 설립, 49명 정원으로 국립중앙의료원 등과 연계해 교육 후 의무복무를 하도록 하는 방안이 골자다.
먼저 한국의 의료인력은 절대 부족 상태로 우리나라의 보건복지인력이 전체 노동인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8%로, OECD 35개 회원국의 평균인 10.1%에 훨씬 못미친다고 짚었다.
실제 2016년 우리나라의 임상의사수는 1.9명(한 의사 0.38명 제외시)으로 OECD 평균 3.4명의 절반을 겨우 넘어서는 수준이다.
정형선 교수는 "의사 수는 지난 1990년대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이러한 경향은 2000년대 초기까지 계속되다가 2002년 의대 정원 동결 이후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부분 OECD 국가들은 2000년대 들어 고령화 대응 차원에서 의대 입학정원을 늘리면서 인구 십 만명 당 의대 졸업자 수가 2000년 평균 8.3명에서 2015년 12.1명으로 올라섰다.
반면, 한국은 오히려 의대 정원 감축 및 동결 정책을 지속해 인구 십 만명 당 의대 졸업자 수가(한의대 제외시) 6.0명으로 OECD 평균 12.1명의 절반 수준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는 "이로 인해 전공의를 채우지 못하는 필수전문 과목이 속출하고 있다"며 "의료취약지나 지방 오지에는 웬만큼 돈을 지불해서는 의사를 근무시킬 수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의료계의 지속적인 반대에 대해서도 "납득하기 힘들다"며 각을 세웠다.
그는 "의대 정원 감축, 동결 정책이 계속되면서 의료정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여기에 임상 간호사수도 절대적으로 부족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진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 과목별 지역별 수급 불균형 문제와 관련, 그는 "전체 의사인력 공급이 원활해지면 상당 부분 자동 조정 기능에 의해 해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복지부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은 "부족한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국립공공의대 설립 필요성은 그 동안 국정감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며 입장에는 변함이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지난 4월 당정협의 발표 이후 교육부의 대학 설립 타당성 심의 등을 거치면서 절차적 타당성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올해 관련 예산이 편성되는 등 본격적인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기 시작했다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윤태호 공공보건정책관은 "지난 2016년부터 관련 법안도 발의돼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토론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을 거치면서 관련 법안도 조속히 처리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회에서 나온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향후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을 비롯한 정부의 다양한 공공보건의료 인력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