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최근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바늘 없는 주사기가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바늘 없는 주사기의 경우 바늘로 인한 통증과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아 왔다. 과거에는 고압의 공기나 스프링을 통해 순간적으로 약물을 침투시키는 원리를 활용해 만들어졌다.
그러다 근래 들어서는 약물 효능 전달력을 높이기 위해 레이저나 전기 등 다양한 원리를 이용해 약물을 주입하는 주사기가 개발되고 있다.
한 예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기계항공공학부 여재익 교수팀이 개발한 바늘 없는 무통증 주사기(painless needle-free)는 절연파괴방식(전기방식)으로 충격파를 만들어내 순간적인 힘으로 약물을 방출하는 원리를 적용했다.
여기에 더해 약물 자동 주입 기술을 적용해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 생산 원가를 1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여재익 교수는 해당 제품 상용화를 위해 바이오에이치를 설립하고 임상실험 및 제품안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미 동물실험을 통해서는 소량의 약물을 빠른 시간 내 주입하는 성능 입증을 완료했다.
일반접종을 비롯해 특히 인슐린 주입장치에 활용되면 무통증으로 인해 환자 불편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업체 측은 자가 주입방식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소형화 및 제품가격 조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에이치 측은 “내년 하반기 다국적기업과의 제휴 및 기술이전을 통해서 글로벌 시장 진출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기기 스타트업 JSK바이오메드도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바늘 없는 주사 ‘미라젯’의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미라젯은 주사바늘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레이저의 강한 에너지를 이용해 약물을 순간적으로 분사해 피부에 침투시키는 방식을 적용해 제작됐다.
보톨리눔독소 주사 등 미용의료분야에서 먼저 활용될 예정이다. JSK바이오메드 측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 라이브수술 심포지엄에서 이마 및 미간 주름개선 시술 시연을 선보인 바 있다.
시연을 진행한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정확한 피부층에 소량의 약물을 최대 초당 40회의 빠른 속도로 바늘 없이 주입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이라며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혁신파크(HIP)의 산학협력 매칭을 통해 이 기술을 접하게 됐고 이후 기업과 병원이 함께 제품 상용화 개발, 기술 검증과 보완, 과학적 근거 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주사기 대신 피부 안에서 녹는 생체 물질로 제작된 미세한 바늘을 붙여 만든 패치 형태의 약물 전달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한국기계연구원이 개발한 나노마이크로 DNA 니들 패치가 그것이다.
이 패치는 연어 정액에서 얻은 DNA를 활용해 만들었다. 연어 DNA는 세포 재생 효과가 뛰어나고 체내 부작용이 없어 현존하는 합성수지 패치보다 효과적이다.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정준호 나노융합기계연구본부장은 “현재 국내 제약업체 두 곳과 함께 주사 대신 치료제를 넣을 수 있는 패치를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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