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와 항암바이러스를 병용할 경우 항암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김재화 원장) 종양내과 김찬∙전홍재 교수, 이원석 박사 연구팀이 17일 발표했다.
면역항암치료 걸림돌로 작용하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전임상연구를 통해 항암바이러스와 면역항암제 PD-1 또는 CTLA-4를 병용할 경우 치료효과가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항암바이러스와 PD-1, CTLA-4 면역항암제를 삼중 병용투여하면, 일부 종양의 완전관해가 유도되고 치료 후에도 항암면역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면역항함제는 전체 암환자의 30%에게 항암효과를 나타내지만, 나머지 70%의 환자에서는 잘 듣지 않아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연구팀은 항암바이러스가 암세포를 파괴하고 우리 몸에 이로운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는 점에 착안해 항암바이러스와 면역항암제 병용치료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신장암의 표준 치료인 PD1, CTLA4 면역관문억제제에 내성을 보이는 종양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항암바이러스를 면역 내성 종양에 투여하면, 바이러스가 암세포와 암혈관을 파괴시킬 뿐만 아니라, 종양 내부에 암세포를 살상하는 킬러세포인 CD8양성 T세포 증가를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면역 증강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했고 면역 내성 종양이 치료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효과는 신장암, 간암, 대장암 등에서 일관되게 관찰됐다.
특히 항암바이러스와 2종의 면역관문억제제(PD1, CTLA4)를 삼중병용한 결과, 더욱 강력한 효과를 보여 40%의 치료군에서 종양이 완전 소실됐다.
이 같은 항암효과는 장기간 지속돼 삼중병용 치료군에서 대조군에 비해 평균 생존기간이 2.3배 증가했다.
연구 책임자인 김찬 교수는 “이번 전임상 연구결과를 통해 면역항암 치료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신장암 환자에서 항암바이러스와 면역관문억제제(PD1)의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이러한 병용요법이 향후 효과적인 암치료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면역관문억제제는 몸 속 면역세포가 암세포에 의해 기능이 억제되지 않도록 보호해 환자 스스로의 면역력을 키워주는 치료제다. 이미 여러 암종의 표준치료법으로 제시된 면역관문역제제는 이를 발견한 두 연구자가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암학회(AACR)의 국제학술지인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