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지난 18일 강릉 아라레이크펜션을 방문한 10명의 학생 중 3명이 사망하고 7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부상한 가운데, 부상자 치료에 이용된 ‘고압산소치료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부상당한 7명의 학생 중 2명의 학생이 고압산소치료기 부족으로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져 ‘귀하신 몸’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커지고 있다.
19일 경찰·한양대병원 등에 따르면 전국에 고압산소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총 26곳으로, 이중 서울에서는 한양대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두 곳만 운영 중에 있다. 이는 장비가격뿐만 아니라 운영 예산 등 ‘비용 문제’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고압산소치료기 장비는 회사마다 상이하나 보통 2~3억원(1인용 기준) 수준이다. 장비 도입 및 초기 설치 이후에는 산소 등 재료비가 많이 들지 않는다.
반면 해당 장비로 치료 받는 환자 수에 비해 운영비용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 고압산소치료기를 ‘365일·24시간’ 운영한다는 가정 하에 필요한 인력은 응급구조사 6명과 의사(전문의 등) 6명 등 총 12명이다.
이중 의사의 인건비를 제외해도 응급구조사 1인당 연간 3500만~4000만원이 들고, 1년 총합은 2억 40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고압산소치료기 관련 공식자격증이 없기 때문에 이들은 고압의학회를 통해 교육을 받는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정부에서도 고압산소치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해 1회 치료 시 18만원(보험가 9만 4000원)으로 수가를 올렸다. 2시간 30분 기준이지만 환자 한 명을 투입하고, 빼내는 것까지 고려하면 1회 치료 시 3시간가량 걸린다. 24시간 ‘풀가동’한다고 해도 하루에 최대 8명만 받을 수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환자가 많지 않아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한양대병원은 고압산소치료기를 운영한지 1년 7개월가량 됐으나, 이를 이용한 누적환자는 약 300여명에 불과하다. 하루에 1명도 채 되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서울에서 고압산소치료기를 ‘24시간 운영하는 곳’은 한양대병원이 유일하다.
한양대병원 응급의학과 오재훈 교수는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수가가 아직도 낮은 편”이라며 “24시간 365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담인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하루 적어도 4~5건을 돌려야하는데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무조건 수가만 올리자는 것이 아니라 권역응급의료센터에 응급의학과 의사가 상주해야 한다는 규정처럼 인력기준 등을 마련해 의료수익 내에서 인력을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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