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국정감사 이후 어떻게 됐습니까? 병원 근로자들 사정은 좀 나아졌나요?”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이상돈 의원은 기자를 만나자마자 대뜸 국감 당시 자신이 지적했던 대형병원 체불임금 등 노동법 위반과 故박선욱 간호사 관련 특별근로감독 촉구 등에 대한 후속조치에 대해 물었다.
이 의원은 지난 10월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유일하게 대형병원 근로자들의 노동현실에 대해 관심을 쏟았다.
그는 한림대의료원·강동성심병원, 건국대·고려대안암·서울대·동국대일산병원 등 수도권 10개 병원 및 부산·울산·경남지역 병원 31곳의 근로감독결과를 입수해 공개했다. 특히 지난해 단일사업장 체불임금 사상 최대 규모(210억원)로 알려졌으나 해결이 지지부진했던 강동성심병원과 관련해 검찰을 비판하기도 했다.
당시 이 의원은 “고용노동부(고용부)가 지난해 상반기 근로감독을 끝냈고, 이 결과를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으나 1년이 지난 시점에도 검찰로부터 소식이 없다”며 “강동성심병원은 병원계 큰손이고 큰손이라는 것은 로비를 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며, 이 때문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이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간호사 등 의료진은 국민건강을 최일선에서 다루는 인력인데, 체불임금 액수가 엄청난 수준이었다”며 “고용부·검찰 등은 근로감독 결과에 따라 이들의 노동인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고용부와 지방고용노동청의 근로감독 결과가 나오더라도 해당 병원에서 시정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법적분쟁으로 비화되는데, 이 경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해당 병원들이 근로감독 결과를 받아들인다면 가장 좋겠지만 체불임금 등 액수가 큰 곳은 그러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나영돈 청장에게 故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특별근로감독 필요성 등도 지적했다. 이 의원 지적 이후 현재(12월 21일 기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동부지청은 해당 건과 관련해 실태조사를 마쳤고, 빠르면 이번주 중 특별근로감독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정규직 전환 등 속도 조절해야”
이 의원은 우리사회뿐만 아니라 의료계의 첨예한 현안인 최저임금·비정규직-정규직 전환 등에 대해서도 원론적이지만 뚜렷한 메시지를 내놨다.
일선 개원가를 중심으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경영악화, 국립대병원을 비롯한 공공의료기관의 비정규직-정규직 전환 논란 등에 대해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2월17일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최저임금 속도가 너무 빠릅니까”라고 물으며, 속도조절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이 의원은 “원청(병원)의 직접지시를 받는 근로자들이 비정규직인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보편적·일률적으로 정규직 전환은 불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속도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최저임금도 마찬가지”라며 “개원가 등이 주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너무 급격하게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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