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인하대학교병원이 다빈치 Xi를 도입하고 본격적인 로봇수술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인하대병원이 이번에 도입한 다빈치 Xi는 그 동안 선보였던 다빈치 로봇수술기구 중 최첨단 버전이며, 센터는 외과, 비뇨의학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전문 의료진 11명과 로봇 코디네이터를 포함한 전문 간호인력 5명으로 구성됐다. 이로써 인하대병원은 41개 상급종합병원 중 37번째로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한 병원이 됐다. 다른 병원보다 조금 늦었지만 그 만큼 철저한 준비를 통해 각오를 다진 인하대병원 로봇수술팀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Q. 로봇수술센터 출범 계기는
이택 센터장: 로봇수술은 일반적으로 전립선과 같이 수술 부위가 몸 속 깊은 곳에 있어 어렵거나, 신장 부분절제를 시행할 때 혈관을 차단하는 것처럼 섬세한 기술이 요구되는 경우 혹은 상처를 최소화하는 갑상선 등 난이도가 높은 수술에 활용된다. 우리 병원은 내부적인 논의를 통해 로봇 도입을 결정하고 준비하는 데 약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소요됐다. 다른 병원에 비해 늦은 편이지만 인천지역 환자들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도입을 결정했다. 최근 나온 다빈치 모델 가운데 SP는 단일공 접근 방식으로 좀 더 국소 부위에 특화된 장비로 활용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우리 병원은 첫 도입을 시도하다 보니 여러 과 수술이 가능한 모델 중 가장 최신형인 Xi를 도입하게 됐다.
Q. 실제로 로봇수술을 시행해 보고 느낀 점은
이택 센터장: 수술은 마지막 0.1%가 좌우한다는 말이 있다. 정교하면서도 빠른 조치가 필요할 때 기계를 통해 바로 처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본다. 이미 로봇수술을 많이 해왔던 병원들에 따르면 예전 장비에 있었던 불편한 점들이 최신형에서는 많이 개선됐다고 한다. 기존 수술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집도의가 콘솔에 앉아 수술을 하다 보니 로봇 팔 교체나 각도 조정 등을 실제로 볼 수 없어 수술 어시스턴트들과 함께 조율해야 하는 부분이다. 로봇 장비에 대해 특히 펠로우와 전공의 등을 비롯해 젊은의사들 관심이 매우 높다. 센터는 수술뿐만 아니라 의료진 트레이닝도 함께 하고 있는데 전공의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별도로 도입할 생각이다. 로봇수술을 시행하는 과로 전공의들이 올 수 있도록 홍보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Q. 기존 수술과 로봇수술 가운데 어떤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데
강동혁 교수: 수술 예후에 대한 단순비교가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들이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환자 상태와 합병증 등 다양한 결과를 통계화해서 비교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로봇수술이 모든 수술에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예를 들어 신장암 수술의 경우 과거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한쪽 신장 모두를 절제하는 방식을 보통 택했다. 그러나 하나의 신장만으로는 몸 기능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결국 투석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 늘다 보니 최근에는 부분절제가 많이 시행된다. 이 때 신장 주위에 있는 혈관들을 차단하는 고난이도 작업이 요구되는데 로봇과 같은 최신 기계를 사용하면 수술시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회복 또한 좋다.
이진욱 교수: 한편으로 로봇수술이 많이 활용되는 갑상선의 경우 인하대병원은 로봇수술법과 절개, 구강내시경의 세 방식을 모두 할 수 있는 유일한 병원이라고 자부한다. 전이가 심한 경우는 절개를 통해 확실하게 제거하는 것이 요구되고, 로봇수술 비용이 부담되는 환자는 구강내시경을 택할 수 있다. 환자의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수술을 택하면 되는 것이고 로봇수술은 그 과정에서 환자의 선택권을 늘려주는 차원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로봇수술을 포함한 수련을 받게 되는 전공의들 또한 이 점을 고려해서 환자에게 가장 잘 맞는 수술을 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할 것이다.
Q. 로봇 도입이 다른 병원보다 늦었다. 센터 운영에 있어 차별화 측면을 소개하면
이택 센터장: 후발주자로서 출발하는 것은 사실이나 로봇수술로 다른 병원을 이기고 같은 이런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병원에서도 도입 논의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환자 안전이다. 절대로 사고가 나서는 안 된다는 원칙하에 운영할 방침이다. 실제로 다른 병원에 비해 3배 이상의 트레이닝 과정을 준비했다. 의료진 모두가 시험도 본다. 점수가 낮으면 수술에 참여할 수 없도록 했다. 기준이 워낙 높아 센터 소속이지만 통과하지 못한 의료진도 있다. 기존 복강경 수술을 습득했을 뿐만 아니라 로봇수술 술기 또한 연습과 시험을 통해 완전하게 갖춘 의료진만 수술에 참여하게 해 환자 안전이 보장될 수 있도록 했다.
전미숙 코디네이터: 또한 특수 수술베드를 도입했다. 현재 전국에 네 대 밖에 없는 침대인데, 내부에 수술로봇과 연동되는 장비가 들어 있다. 앞서 말했듯 집도의는 콘솔을 보고 수술을 시행하기 때문에 환자의 자세가 바뀌거나 로봇팔이 움직일 때 전체 팀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로봇 장비 내에도 기계가 수술 부위를 벗어나면 자동으로 움직임이 멈추는 등 각종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는데 이 침대가 그런 작업을 훨씬 빠르고 원활하게 해준다.
Q. 로봇수술센터 운영 방침은
이택 센터장: 앞서 말했듯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적, 물적 자원 관리를 통한 환자 안전 보장이다. 로봇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들을 위한 환경을 갖춰 더 많은 선택권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며, 경쟁력은 로봇수술의 안전성을 통해 얻을 예정이다. 기술적 부분은 물론이고 환자 편의를 최우선에 두는 센터 운영을 위해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