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유명(幽明)을 달리한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의 이름을 딴 ‘임세원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임세원法이 실제 입법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2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권준수 이사장은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어제(1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이번 주까지는 애도를 표하고, 다음주 중으로 임세원法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로 했다”며 “이미 국회와도 연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세원法의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법안은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한 진료시설 보완 등 작은 부분부터 응급실을 넘어 의료기관 내 폭행에 대한 엄정한 대처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권 이사장은 “현재 오래는 거의 무방비 상태”라며 “환자를 보는데 안전한 환경이 조성돼야 최선의 진료가 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음주운전사고 사망을 계기로 개정된 윤창호法, 비정규직 노동자로 근무 중 사고사 한 김용균法과 마찬가지로 임세원法이 입법 또는 개정에 이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복지부)도 의지를 보였다. 복지부는 이날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회의를 통해 안전한 진료환경을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우선 일선 정신과 진료현장의 안전실태 파악에 나서고, 진료실 내 대피통로 마련·비상벨 설치·보안요원 배치·폐쇄병동 내 적정 간호인력 유지 여부 등을 확인할 전망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진료환경 안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재정적 지원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복지부는 치료를 중단한 중증 정신질환자에 대한 지역사회 치료지원 강화 등 지원방안을 수립·발표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퇴원환자 방문 관리 시범사업 도입 ▲‘정신과적 응급상황 대응 매뉴얼’ 발간 ▲지역사회 정신질환자 보건-복지 서비스 연계 강화 등이다.
또 정신건강복지법 개정으로 ▲정신의료기관에서 퇴원하는 환자의 정보를 관할 정신건강복지센터에 통보하고 ▲지역사회 정신질환자에 대한 외래치료명령제도를 강화토록 했다.
사회적인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앞서 국민의 공분을 일으킨 일련의 사건 후 개정된 윤창호法·김용균法 등처럼 故임세원 교수의 사망사건은 청와대 청원게시판,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추모게시판, 의료계 성명서 발표, 온라인 등 전방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특히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강북 삼성병원 의료진 사망사건에 관련한 의료 안정성을 위한 청원’은 3일 만에 3만 2317명(2일 오전 기준)이 동참했다.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 등이 답하는 것을 고려하면 국회 뿐만 아니라 행정부 등 정부 부처의 움직임도 가시화될 만 하다.
한편, 故 임세원 교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께 서울 종로구 강북삼성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자신의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 부위를 수차례 찔려 결국 사망했다. 흉기에 찔린 故 임세원 교수는 중상을 입은 상태로 응급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오후 7시 30분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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