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들이 체감하고 공감하는 2018년 우수 시책 10개 중 하나로 경증치매노인들을 위해 실시한 '기억학교, 기억을 되살리다'가 선정됐다.
기억학교 프로젝트는 2013년부터 대구에서 전국 최초로 요양등급을 받지 못한 경증치매노인에게 주간보호, 인지재활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총 14개의 학교가 운영 중이다.
또 대구시는 최근 치매 예방 정보를 제공하고 인지활동 프로그램들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억공원’을 전국 최초로 조성하는 등 치매 걱정 없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에서 치매 환자를 상담하고 있는 나로서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노인 인구의 증가와 함께 치매 환자의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국내의 치매 환자 수는 전체 노인의 약 10%이며 2024년에는 100만 명, 2041년에는 2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
특히 80세 이상 후기 노령기에는 약 4명 중 1명이 치매를 앓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결혼한 청장년층이라면 양가 부모님 중 한 분은 치매를 앓을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장에서 직접 치매 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치매로 고통 받는 사람은 비단 환자만이 아니다. 치매는 만성적으로 진행하는 질병이다.
이상 행동변화나 심리적 증상인 행동심리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 이하 BPSD)을 동반하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들까지 고통을 받는다.
행동심리증상(BPSD)은 치매 노인에게 매우 흔하게 나타나며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부담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이다. 뿐만 아니라 치매 노인이 장기요양시설로 입소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때문에 치매 환자의 가족들은 흔히 ‘숨겨진 환자’라고도 불리며, 치매 환자의 가족까지 배려하는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
하지만 치매 초기 단계에서는 치매 환자의 가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한 치매예방서비스의 정책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치매환자 가족은 환자 조기발견과 진단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전적인 책임을 질 뿐 어떠한 서비스나 급여도 받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치매국가책임제가 보다 잘 정착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가족을 대신해 치매를 책임’지는 방향이 아니라, ‘국가와 가족이 함께 치매를 책임’지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되고 운영돼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을 바탕으로 하는 경제적 부담 경감뿐만 아니라 치매환자 가족에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치매안심센터, 치매안심병원, 장기요양기관 시설 등을 확충하고 이들 기관에 근무할 사회복지사, 간호사, 요양보호사 등 전문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치매는 단순 질병과는 다르기 때문에, 환자를 잘 돌보기 위해서는 치매에 전문적으로 대처하고 간호할 수 있는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부는 ‘치매 걱정 없는 나라’를 실현하기 위해 치매전문인력 육성지원, 자격관리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치매전문가 양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계획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