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급격한 제도 변화 속에 길을 잃은 요양병원들이 절치부심하며 생존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
정부가 ‘커뮤니티케어’에 속도를 내고 있고, 전문 재활의료기관 도입이 가시화 되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은 처절한 몸부림에 가까운 수준이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회장 김덕진)는 지난 8일 혼돈에 빠진 요양병원들과 함께 작금의 상황 타개를 위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다.
소위 ‘쿼바디스(Quo vadis) 토론회’로 명명된 이번 행사에서는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좌충우돌하는 요양병원들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라틴어인 ‘쿼바디스’는 십자가를 지고 걸어오는 예수에게 제자인 베드로가 “어디로 가시나이까?”라고 묻는 대사로 유명하다.
만성기의료협회는 갈 길을 잃은 요양병원들의 심정을 담아 ‘쿼바디스 토론회’를 마련했고, 공감을 표한 전국 요양병원 종사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요양병원 건강보험 수가체계 개편안과 재활의료기관 2차 시범사업 등 요양병원들과 직결된 현안을 심도 있게 다뤘다.
한국만성기의료협회 하태국 부회장(서울 포근한맘요양병원장)이 좌장을 맡았고, 희연병원 백은경 기획조정실장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백은경 기조실장은 향후 도입될 △전문의 가산 8개 진료과 제한 폐지 및 가산 5% 축소 △과밀병상 입원료 차등화 △처치내역 제출 의무화 △커뮤니티케어 수가 신설 등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올 하반기까지 연장된 재활의료기관 2단계 시범사업 내용을 조목조목 들여다 보며 요양병원들의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새로운 제도 변화 속에 요양병원의 적정 병상수에 궁금증을 표출했다.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인 만큼 어느 정도의 규모가 가장 적합한지 묻는 질문이 쏟아졌다.
토론자로 나선 한국만성기의료협회 박성휘 학술이사는 “병상수 증설은 한계에 다다랐다”며 “규모의 경제보다 커뮤니티케어 등 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혜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상수가 너무 많으면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너무 적으면 의료 질 관리에 한계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시뮬레이션 결과 150~200병상이 가장 적정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노인의료의 대가인 만성기의료협회 김덕진 회장 역시 무분별한 요양병원 몸집 불리기에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김덕진 회장은 “한때 박리다매 경영방식이 통용되던 시절이 있었지만 작금의 상황에서 병상을 늘릴 경우 고정비용이 늘어나고 결국 경영을 압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국민들 의식 변화로 1인실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병상을 줄여 상급병실료 차액을 받는게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