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의료폐기물 대란’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환경오염 및 인체 위해도가 낮은 폐기물에 한해 처분자격을 확대하는 법안이 추진돼 관심을 모은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최근 의료폐기물 처리기준 완화 내용을 담은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료폐기물의 원활한 처분이 어려울 경우 환경부장관은 환경오염이나 인체 위해도가 낮은 의료폐기물을 지정폐기물 중간처분자도 처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고령화 여파로 인한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의료폐기물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실제로 지난 2013년 14만 4000톤이던 의료폐기물은 2017년 20만7000톤으로 44% 가까이 늘었다.
의료폐기물 배출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전국 13곳에 불과한 의료폐기물 소각업체들은 적정 처리기준을 초과한 115%를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올해부터 의료폐기물 소각업체들이 기존 의료기관과 계약을 해지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의료폐기물 대란 사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전현희 의원은 “현재 의료폐기물을 소각 처분할 수 있는 업체는 전국 13개소에 불과하고, 의료폐기물이 매년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혐오시설이라는 인식이 강해 처리시설은 신규 설치 및 증설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의료폐기물 처분업체의 소각시설에 고장이 발생하고, 다른 처분업체 소각시설에도 의료폐기물을 처분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이 야기될 수 있어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는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라남도의사회는 “의료폐기물 사태에 대해 국회에서 문제점을 인지하는 법안이 발의된 것에 환영한다”라며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이후 과정에 의료계 의견을 적극 개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정폐기물 중간처분 업체에만 비상시 처분을 허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간처분 업체는 69곳밖에 되지 않는데 이들만으로는 폐기물 처리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전남의사회는 “현재의 의료폐기물 분류기준을 통합·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며 “여기에 요양병원 기저귀를 일반폐기물로 분류하는 등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부터 노인요양시설에서 발생되는 일회용 기저귀 중 감염병 의심증상이 없는 환자에게서 발생된 기저귀는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하지만,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기저귀의 경우는 의료행위가 이뤄졌기 때문에 의료폐기물에서 제외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의사회는 “전국 1400개 요양병원에 감염병환자는 입원이 금지돼 있지만 요양원 기저귀만 의료폐기물에서 제외돼 있다”며 “기저귀만 일반폐기물로 분류해도 요양병원의 의료폐기물이 20%는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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