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세계 최초 먹는 항암제 ‘리포락셀’에 대해 “혁신가치의 인정은 중요한 사항이지만 그 주장이 합리적이고 타당한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보건당국 수장의 발언이 나왔다.
특히 “의약품 혁신성 판단에서 최우선 기준은 치료 효과”라고 강조, 리포락셀의 약가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경구용 항암제의 혁신 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과 리포락셀 급여화 진행 상황을 묻는 전문기자협의회의 질문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 같은 입장을 전했다.
박 장관은 “의약품의 경우 한정된 건강보험 재원에서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하게 검토돼야 할 것”이라며 추후 제형변경 등 혁신 개량약제 약가제도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파클리탁솔 주사제를 경구용 제품으로 개발된 대화제약 리포락셀은 현재 조건부 비급여 품목이다. 2년이 넘도록 진행된 약가협상은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리포락셀은 위암 적응증으로 지난 2016년 9월 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 항암제를 집에서 복용할 수 있고, 부작용도 적다. 세계 최초로 개발돼 시장성이 좋아 환자, 의료진, 제약계의 ‘기대주’로 부상했다.
개량신약이지만 국내 임상 1상, 2상, 3상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리포락셀은 시판을 앞둔 상황에서 심평원이 예상보다 훨씬 낮은 제네릭 수준의 약가를 제안, 제동이 걸렸다.
현재 심평원은 의약품 복용 주기에 따른 전체 소요비용을 고려할 때 대화제약의 신청가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 현재 대체약제 사용에 따른 비용보다 2배 정도 비싼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년여간 진행된 약가 협상은 공전만 거듭하고 있다. 약가 확정이 늦어지면 최악의 경우 2020년까지 재심사(PMS) 증례를 채우지 못해 허가가 취소될 수도 있다. 대화제약으로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박능후 장관은 “우리나라 건강보험도 의약품의 임상적 효과 개선 정도를 기준으로 보험 적용 여부와 가격 수준을 평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부와 제약사 간 입장의 간극을 줄이기에는 후속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같은 대원칙 아래 의약품의 혁신성을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은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리포락셀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에서 지불하는 가격 수준에 대해 제약사와 심평원 간 인식 차이가 있다. 현재 제약사에서 추가 논의를 위해 자료 등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그는 “추가 자료가 심평원에 제출되는 대로 다시 심평원과 제약사간 심도 있는 논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추후 계획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