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제주영리병원 철회 및 의료민영화 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前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이 제주 녹지국제병원을 졸속으로 허가했다며 직무 유기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등 99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범국본은 31일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진엽 前 장관은 사업계획서를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은 상태로 영리병원을 승인해 자신의 직무를 유기했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하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영리병원은 의료비가 공공병원이나 비영리병원에 비해 매우 높아 개인병원의 20%만 영리병원으로 전환된다 해도 연 1조 원의 의료비 상승을 초래하며, 도농 간 지역 간 의료격차를 더욱 벌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공의료기관이 OECD 평균에 비해 1/7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의료기관에 대한 건강보험 강제적용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정 前 장관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폐지시킬 위험성이 있는 영리병원 설립을 승인했다"며 "이는 정부조직법 38조의 보건복지부장관의 업무인 사회보장 업무를 완전히 저버리고 유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사업계획서 검토시 허가조건을 제대로 갖췄는지를 확인하지도 않았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사업계획서는 제주특별자치도법과 그 조례에 맞춰 허가조건을 검토받아야 한다. 사업시행자인 중국 녹지그룹은 애초 부동산 기업으로서 병원사업경험이 없어 제주도보건의료특례 15조에 명시된 대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고 16조에 명시된 대로 유사사업경험을 증빙할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정 前 장관은 이를 확인하지 않고 허가를 내줬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녹지국제병원은 현재 서울리거(주)라는 국내법인과 서울리거의원 미래의료재단 등의 국내의료기관 우회진출 의혹을 받고 있다"며 "정 前 장관은 내국인 또는 국내법인이 우회투자 등으로 관여해 사실상 국내 영리법인 허용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해 검토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前 장관 및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는 것이 단체의 주장이다.
단체는 "영리병원 승인 과정에 대한 모든 조사를 통해 정 前 장관 그 말에 대한 책임을 응당히 져야 할 것"이라며 "정 前 장관의 고발을 시작으로 2월 1일 제주지검 앞에서 원희룡 도지사를 직무유기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공식적으로 제기, 중국녹지기업의 ‘영업비밀’이라며 공개를 거부했던 제주 영리병원 사업계획서에 대한 조건 없는 공개를 요구하고 당사자들에 대한 법제도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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