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올해부터는 의료기기 전시회 풍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표적인 전시컨벤션 주최사 코엑스에서 안전 관리 강화의 일환으로 부스를 복층으로 설치할 경우 목재가 아닌 경량 철골 구조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코엑스에서는 연간 200회 이상의 전시회와 2500회 이상의 국제회의 및 이벤트가 개최된다. 의료산업분야 또한 당장 오는 3월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키메스(KIMES)를 앞두고 있다.
기존 시설운영규정에 따르면 코엑스는 부스 면적과 계단 폭, 대피로 확보, 소화기 배치 등의 사항을 규정하고 구조기술사의 안전 확인서가 있으면 부스를 복층으로 설치할 수 있도록 해왔다.
이 때 부스 설치용 자재는 반드시 방염처리를 하거나 불연성 자재를 사용해야 한다.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설치와 해체가 쉽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방염처리된 목재를 써왔다.
그러나 이번 키메스 참가 업체들에 따르면 코엑스는 올해부터는 목재가 아닌 경량 철골을 사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코엑스 관계자는 “소방안전대책을 철저히 하기 위해 전문 시설관리업체 수 군데에 문의를 거친 결과 모든 업체로부터 목조 구조물은 안전상 허용하면 안 된다는 답을 받았다. 자체적 판단이 아닌 전문가의 검토를 거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안전 문제 때문에 부스를 복층으로 설치하는 것 자체를 그다지 권장하지 않고 있다”며 “어쩔 수 없는 경우는 경량 철골을 사용해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철골 사용이 강제는 아니므로 복층 부스 설치를 원할 경우 구조계산서와 안전확인서만 제출하면 다른 소재라도 상관없다”며 “그러나 목재로는 허가를 내 줄 구조기술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안전 강화 방침은 이해하면서도 갑작스러운 변동 상황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A의료기기업체 관계자는 “당장 다음달부터 설치 준비를 해야 하는데 목재 사용이 금지됐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이 이달 초”라며 “안내를 조금이라도 빨리 해줬으면 복층 부스 설치를 재검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국내업체 관계자도 “철골 설치 비용을 계산해 봤더니 예산이 2배 이상 뛴다”며 “이미 복층 설치를 감안해서 부스를 잡았기 때문에 이제 와서 취소할 수도 없고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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