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개방형직위의 경우 의사를 채용해야 한다는 법령해석이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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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해석은 지난해 의사 보건소장 우선임용을 규정한 지역보건법 시행령이 불합리한 차별법령인 만큼 정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법제처가 내놓은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은다.
법제처는 최근 보건소장을 개방형직위로 지정한 경우 지역보건법 시행령에 다른 자격요건을 갖춘 사람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해야 하는지를 묻는 충남 당진시의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현행 지역보건법 시행령 제13조에는 의사면허 소지자 중 보건소장을 임명하되 채용이 용이치 않을 경우 의무‧약무‧간호 직렬의 공무원을 보건소장으로 임용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단, 비의사 공무원의 경우 최근 5년 이상 보건 등의 업무와 관련해 근무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충남 당진시는 보건소장을 개방형직위로 지정한 경우 ‘지자체의 개방형직위 및 공모직위 운영 규정’만 적용되고 ‘지역보건법 시행령’은 적용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취지로 질의했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보건소장과 같이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를 개방형직위로 지정하는 경우 해당 자격요건을 갖춘 적격자를 임용해야 한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즉 지역보건법 시행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의사면허 소지자 채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지방공무원 인사 관계 법령은 임명, 휴직, 면직, 징계 등 인사에 관한 사항인 만큼 지역보건법령과 별개로 적용해야 한다는 게 법제처의 입장이다.
한편 의사 보건소장 우선 임용은 여전히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의료계는 어떻게든 해당 제도를 사수하려 하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상당 부분 기울어진 모습이다.
실제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보건소장 임용 시 의사를 우선 임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시정을 권고했다.
국회 역시 2013년과 2014년 국정감사를 통해 보건소장 임용기준을 한의사와 치과의사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복지부에 해당 법령에 대한 개정을 주문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법제처가 ‘보건소장 임용자격을 의사면허 소지자로 제한’ 하는 현행 규정을 반드시 정비해야 할 불합리한 차별법령으로 지정 및 발표했다.
법제처는 “의사면허가 있는 사람을 보건소장으로 우선 임용하도록 함에 따라 한의사와 치과의사, 간호사 등 타 직역의 의료인 차별이 있으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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