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한양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승현 교수팀이 최근 발표한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에 대한 반복된 척수강 내 중간엽 줄기세포(Repeated intrathecal mesenchymal stem cells for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논문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해당 연구논문은 유럽신경과학회(European Academy of Neurology)에서 전 세계의 저널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선정하는 ‘이달의 최우수 논문’에 이름을 올렸다.
또 세계 최고 권위 의학저널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journal watch에서 ‘주목할 만한 연구’로 소개되는 성과를 거뒀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의 유효성을 확인한데 이어 향후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 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또 기존의 줄기세포치료 임상시험에 포함되지 않았던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기전연구를 통합, 줄기세포를 이용한 근위축성측삭경화증 치료에 큰 기여를 했다. 데일리메디가 김승현 교수(세포치료센터장)를 만나 소감과 함께 줄기세포 치료의 전망에 대해 들었다.
Q. 유럽신경화학회에서 선정한 ‘이달의 최우수 논문’으로 뽑혔다. 질환 및 연구에 대한 소개와 소감은
뇌의 퇴행성 질환 중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이다. 이번 연구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루게릭병)’ 환자를 대상으로 자가골수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의 유효성을 확인한 것이다. 그 동안의 루게릭병 대상 임상시험 및 결과와는 달리, 치료 효과가 있었던 환자와 없었던 환자 차이까지 분석해 과학적으로 접근한 연구다. 향후 루게릭병 환자에 대한 줄기세포 치료의 근거를 마련한 의미 있는 연구논문으로 평가 받았다.
유럽신경과학회 편집장 Elena Moro 교수는 “기존 줄기세포치료 임상시험에서 포함하지 않았던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기전연구를 통합해 줄기세포를 이용한 근위축성측삭경화증 치료에 진정한 기여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경쟁이 됐던 논문들은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 LANCET, BRAIN 등 최고 저널들의 논문들이 있으며, 이들과의 경쟁을 통해 선정돼 더욱 의미가 크다.
Q. 국내 줄기세포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한양대학교병원 세포치료센터 경쟁력과 관련이 있나
그렇다. 이 논문이 발표되기 전부터 이미 선진국 유명 병원들에서 많은 환자들을 한양대학교병원으로 보내고 있다. 작년 유치했던 루게릭병 관련 국제학술대회에서도 우리나라의 역랑을 입증했다. 지금도 치료 중인 외국인 환자들이 40~50명이고 하루에도 10명 이상 문의를 받는다.
"유럽신경과학회 이어 NEJM 주목, 루게릭병 치료 근거 마련"
"외국인 환자들 수십명 치료 중이고 하루 10건 이상 문의 받고 있어"
"줄기세포 관련 임상시험 허가 등 정부 정책 개선 희망"
"뇌졸중·치매 관련 약물 직접 개발해 임상 2상 완료, 라이센스 아웃 회사 물색 중"
Q. 국내 줄기세포치료와 관련, 정부 정책에 아쉬운 점은 없는지
자신감 있는 평가가 필요하다. 아직 우리나라는 외국에서 허가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조금 보수적이다. 합당한 규제에 맞다면 국가가 임상시험을 허가하는 데 주저하면 안된다. 기준이 없는 경우 해외 기준 및 사례만을 찾으려고 하며, 임상시험 허가하는 공무원과 평가를 하는 공무원의 보직이 자꾸 바뀌는 것도 문제다. 규정은 따르되 임상시험을 허가할 때는 전문가의 소신 있는 식견과 의견을 인정해주는 문화도 형성돼야 한다고 본다.
Q. 퇴행성 질환과 관련 약제는 증상 완화 및 유지에 그친다. 줄기세포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기존에는 한 가지 타깃을 가지고 치료제 한 개를 개발하는 것이 퇴행성 질환의 연구 목표였다. 이러한 연구들이 실패한 이유는 퇴행성 질환이 단일 인자에 의해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다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맞춤형 치료 및 정밀형 치료로 나아가야 한다. 치매 환자 가운데 진행 속도가 빠른 환자들의 유전적 특징, 바이오마커 및 면역조절을 통한 치매 플랫폼 개발 등이 현재 우리 팀이 진행하는 교과부의 뇌원천 사업이며, 이것이 맞춤형, 정밀형 치료의 좋은 예이다.
Q. 신경계 질환, 특히 치매 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치료 약물이 없는 미개척분야이기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미 갖춰져 있는 분야보다 특수한 희귀 질환에서 전문가의 역할이 더 중요하며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유전자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나 새로운 치료 전략을 더욱 연구하게 됐다. 직접 개발한 약물 중 임상 2상까지 마친 약물이 2개가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와 뇌졸중 관련해 진행한 약물과 치매 관련한 약물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며 라이센싱 아웃할 회사를 찾고 있다. 미개척 분야이기 때문에 전망이 밝을 것으로 기대된다. 상황별 약제가 개발될 수 있도록 유연한 임상 디자인이 필요하다. 소규모 환자를 타깃하면 전체 환자수는 적지만, 전 세계로 확대하면 그 환자 군은 어마어마하다. 이것도 맞춤형, 또는 층화형 치료 모델 개발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