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지난해 국내 상위 제약사들의 몸집이 대폭 커졌다. 일부 제약사의 경우 수익성이 소폭 하락했지만 전체적으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GC녹십자, 한미약품, 종근당, 동아에스티, JW중외제약, 일동제약 등이 공시를 통해 2018년 잠정 영업 실적을 발표했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액을 달성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이 1조3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주력 사업인 혈액제제 부문 등에서 견고한 성장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개발비 증가와 매출원가 상승, 연결 계열사 실적 부진 등으로 인해 수익성은 악화됐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2억원으로 44.5%, 당기순이익은 343억원으로 39.6% 감소했다.
연구개발 비용은 전년보다 12.3% 증가했고, 해외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으로 매출 원가가 높아졌다. GC녹십자엠에스와 GC녹십자랩셀의 실적 부진도 수익성 하락에 한 몫을 했다.
GC녹십자 관계자는 "신규 수출 국가 개척 등으로 인한 해외사업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외형 성장과 R&D 투자 확대 기조를 지속하고, 원가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작년 매출 1조160억원을 기록, 3년 만에 1조 클럽에 재가입했다. 연결회계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1.7% 증가한 836억원, 순이익은 836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매출의 93.3%를 도입 품목이 아닌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달성했다. 한미약품은 최근 10년간 매출 대비 평균 15% 이상을 R&D에 투자했으며 누적 금액은 1조원이 넘는다.
한미약품은 자체 개발 제품을 통해 얻은 수익을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투자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출과 R&D의 선순환 구조를 탄탄히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종근당 역시 덩치는 커졌지만 수익성은 전년대비 낮아졌다. 2018년 누적 매출액이 전년 대비 8.1% 증가한 9557억500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780억원으로 전년대비 0.1%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426억원으로 20.6% 줄었다. 순이익 감소는 연구개발 분야 투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관측됐다.
매출 확대는 도입 품목과 자체 개발 품목의 고른 성장에 기반한 것으로 분석된다. 수익성 감소는 지난해 R&D 투자가 전년 보다 16% 증가한 1148억원이 집행됐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위축돼 있던 동아에스티도 모처럼 기지개를 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해 매출 5672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모두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63.2% 증가했고, 순이익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32억원을 기록했다.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 부문에서 어려운 대내외 여건에도 불구하고 영업 부문의 체질 개선과 기술수출 수수료, 해외 마일스톤 등이 증가하면서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아에스티의 전문의약품 실적은 전년보다 0.6% 증가한 2988억원을 기록했다. 자체개발 신약인 슈가논, 도입신약 주블리아 외에도 바라클, 이달비 등 신제품의 성장으로 반등이 가능했다.
JW중외제약은 연결기준 5371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전년 대비 6.8%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21.6% 늘어난 264억원을 올렸고, 당기순이익은 104억원으로 흑자 전환됐다.
이 같은 호실적은 기술수출 계약금 수취 및 기존 제품의 선전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환상환우선주 평가이익 증가도 영향을 미쳤다.
일동제약도 지난해 좋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50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영업이익은 13.6% 늘어난 288억원을 기록했다. 단, 당기순이익은 131억원으로 전년 대비 34.2% 감소했다.
회사 측은 "무형자산 손상차손 인식으로 인한 법인세 비용차감 전 이익으로 당기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한양행과 광동제약, 대웅제약, 셀트리온 등은 아직 잠정 영업실적을 공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