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권을 보호하면서 국내 제약사들의 특허 도전을 장려하기 위해 도입된 우선판매품목허가제가 시행 3년만에 개편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 같은 제도 개선을 위해 의약품 특허연계 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결과 보고서를 작년 12월에 발표했다. 연구용역과 업계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금년 4월경 개선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허가특허연계제 도입 이후 3년 이상 시간이 흘러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했다"며 "제도 개선에 대한 업계의 제안이 있어 우선판매품목허가제 허가요건 등에 대한 사안을 실무선에서 검토 중이며 올해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판매품목허가제는 2015년 3월 한미 FDA 체결로 인한 '약사법' 개정으로 의약품 허가단계에서 특허를 고려하는 허가특허연계제도의 전면 시행과 함께 도입됐다.
제도 도입 시 오리지널사의 판매금지조치로 인한 제네릭 의약품의 시장 진입 지연, 이로 인해 건강보험 약품비 증가 및 제약기업 매출 감소 등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영향평가 결과 판매금지 및 우선판매품목허가가 국내 제약산업에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오리지널사의 판매금지 신청건수가 많지 않았고, 우선판매품목허가제도의 영향으로 제네릭의약품의 시장진입은 다소 앞당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2017년 4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판매금지된 의약품은 1개 품목이었고, 우선판매품목허가는 10개 품목으로 집계됐다.
시장진입 시기도 우선판매품목의 경우 3.8~4.1개월 앞당겨졌다. 약제비의 경우 8900만원 정도 줄어 영향이 미미했다. 오리지널사 매출도 9500만원 감소에 불과했다.
오히려 국내 제약사들이 이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당초 취지와 맞지 않게 운영되고 있는 부분이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14일 이내에 심판을 청구한 제약사가 모두 '최초 특허심판 청구'로 간주된다는 점에서 무더기 특허 심판 청구와 그에 따른 비용 낭비, 무임승차 논란이 지속돼 왔다.
이에 식약처 관계자는 "우판권 허가 요건인 최초 또는 14일 이내 청구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며 "제약업계에선 기간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충분한 연구 없이 일단 뛰어들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이 기간을 줄일지 혹은 늘릴지 아니면 제한 자체를 없앨지 등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허가요건에 대해 특허권자와 제네릭사 간 의견이 다르고, 같은 제네릭 회사라도 규모에 따라 의견이 천차만별"이라며 "이해관계가 첨예하다보니 제도 취지를 기준으로 삼고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도 도입 시 우려했던 부정적 영향은 현재까지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결과가 영향평가에서 나왔다"며 "그 이유는 제도 자체가 잘 설계돼 만들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다만 업계에서 제기하고 있는 여러 지적들은 수용해 4월까지 안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