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박능후 장관[사진]의 말 실수에 보건복지부가 한바탕 곤혹을 치르고 있다. 결국 의사단체의 항의 공문에 대해 실무부서가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이하 만관제)를 설명하면서 언급된 ‘주치의제’에 대해 ‘주치의제가 아니다’라는 이해하기 힘든 내용의 공문을 전달, 논란이 수습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은 주치의제와 관련 없으며, 일차의료를 활성화하려는 사업”이라는 내용의 공문을 대한의사협회에 발송했다.
이는 대한의사협회가 보낸 “만성질환관리제가 주치의제로 가는 도구라는 취지의 장관 발언에 대한 진위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항의 서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앞선 지난 2월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지구촌보건복지포럼에서 박능후 장관은 “1차 의료기관에선 주치의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강연을 펼쳤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의원급은 만성질환 관리, 종합병원·병원급은 전문병원·재활병원으로 기능을 분화해 전문화할 생각이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희귀난치성 질환 중심으로 가야 한다. 그 출발은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즉 주치의 제도”고 밝혔다.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제가 주치의제 도입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의혹과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장관의 발언에 의료계는 공분했다.
경기도의사회는 즉각 “이번 시범사업은 주치의제 강행 및 저수가 체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사업 참여 여부를 다시 한 번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원협회도 “박능후 장관 입을 통해 만관제의 숨은 거짓말이 드러났다”면서 “의협은 만관제 뿐만 아니라 모든 시범사업 참여까지 철회하고 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피력했다.
의협은 공문에서 박 장관 발언의 진위 여부 확인을 요구했다. 아울러 주치의제와 연관이 있으면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 참여 자체를 철회하겠다는 경고하기도 했다.
복지부는 회신에서 “지구촌보건복지포럼 강의는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취지에 대한 설명으로 주치의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해당 시범사업은 동네의원을 중심으로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에 대한 교육‧상담을 강화해 일차의료를 활성화하려는 취지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아울러 복지부는 해당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이 의사협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6월 의사협회가 참여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추진위원회’를 구성, 운영했고, 10월에는 실행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시범사업의 주요 사항 및 세부 내용을 협의해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의 원활한 진행과 이를 통한 일차의료 강화를 위해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