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신규 경구용 항응고제(New Oral Anti-Coagulant, NOAC)를 두고 임상에서의 “개원가 처방 확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뇌졸중, 심정지 등을 유발하는 심방세동 환자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의료기관 간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다만 세부 방법에 있어선 의견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대한부정맥학회·대한임상순환기학회 등 관련학회는 8일 오후 서울스퀘어 중회의실2에서 ‘심방세동 환자의 의료기관간 협력 향상을 위한 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기존 와파린 대비 높은 안전성과 동등한 효과로 무장한 NOAC은 심방세동 치료의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처방률이 25%로 낮은 실정이다.
3차 의료기관의 항응고요법 사용률이 80%를 넘어선 반면 1, 2차 의료기관의 처방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대한부정맥학회는 지난해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예방지침을 마련, 발표한 바 있다.
늘고 있는 심방세동 환자를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심전도검사의 확대도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기관간 협력의 방법에 대해서는 개원가와 학계의 의견이 엇갈렸다.
특히 심방세동 진단과 초기 약물결정 역할을 3차 의료기관이 해야 한다는 의견과 개원가 교육 확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이견이 팽팽히 맞섰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보영 부정맥학회 학술이사(신촌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는 “3차 의료기관이 심방세동을 진단하고 항응고요법의 용량 등을 결정하면 1차 의료기관이 항응고요법의 유지요법을 맡아야 한다”면서 “진단과 첫 약물 투여시 고려 사항을 개원가에서 모두 챙기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후 고혈압 등 만성질환 관리와 마찬가지로 1년에 한번씩 3차 의료기관을 찾는 방식을 유럽 등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다른 나라의 현황을 전하기도 했다.
개원가에선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김한수 임상순환기학회 회장(21세기내과)은 “심방세동을 진단하고 초기 약물결정을 3차 의료기관에서만 해야 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심전도 검사와 NOAC 사용을 위한 차드바스크(CHAD2D S2 VASc) 스코어, 꼭 필요한 체크업에 대해 개원가를 트레이닝 하는 것이 경제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출혈성 내졸중 보다는 허혈성 뇌졸중이 증가고 있다. 이는 아직 NOAC·항혈전제 등이 충분히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뜻"이라며 "이를 3차 의료기관으로 하면 치료 목표에 도달하기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NOAC 사용에 대한 1차 의료기관 인증제와 심전도 검사 국가검진 포함에 대해서도 이견을 보였다.
부정맥학회 측은 2∼3시간 코스의 교육을 통해 1차 의료기관에 NOAC 사용 인증으로 3차 의료기관이 전원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 65세 이상 국가검진에 심전도검사를 포함하기 어렵다면 75세 이상이라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한경일 임상순환기학회 정책부회장(서울내과)은 “인증 보다는 교육이 중요하다. NOAC 사용에 자신이 없다면 상급 의료기관으로 전원하면 된다. 조목조목 인증한다면 결국 규제가 되고 만다”고 지적했다.
심전도검사 국가검진 포함에 대해서 그는 “아직 개원가는 심전도검사를 국가검진으로 시행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시기상조”라며 “임상순환기학회가 개원가의 재교육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아직은 어렵다”고 밝혔다.
결국 심방세동 환자에 대한 의료기관간 협력체계를 구축하려면 아직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오용석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은 “심방세동 환자를 뇌졸중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려면 1차 의료기관과 협력해야 하는 큰 과제”라며 “서로 탄탄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 여러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작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