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추나요법 급여화와 관련해 의료계에 이어 보험업계도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추나요법 급여화로 자동차보험 진료비 폭등이 걱정된다는 지적이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자동차보험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 예정일은 오는 4월 8일이다.
추나요법의 경우 자동차보험 청구비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급여화까지 이뤄질 경우 진료비 폭등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주요 한방 비급여항목 진료비 청구현황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에서 한방 진료비 청구는 2014년 1338억원에서 2018년 3537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이중 추나요법은 2014년 252억원에서 2018년 742억원으로 4년 만에 3배 가량 늘었다.
청구량 역시 2014년 149만회에서 2018년 437만회로 역시 3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한방 비급여 항목 중에 가장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보험연구원은 자동차보험에서 추나요법에 대해 건강보험 진료수가를 적용할 경우 진료비 급증이 예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비급여 항목이었던 추나요법이 급여로 전환될 경우 상대가치 점수가 47%에서 280%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행 자보의 상대가치 점수는 단순추나·복잡추나·특수추나 모두 149.16점인데 건강보험이 적용될 경우 단순추나는 219.46점, 복잡추나는 370.64점, 특수추나는 568.05점으로 인상된다.
진료비가 상대가치점수에 요양기관별 환산지수를 곱해 지급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나요법 상대가치 점수의 대폭 증가는 결국 진료비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이다.
자동차보험에서 추나요법의 과잉진료를 통제할 수 없다는 점도 우려했다. 건보와 달리 통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건보에서는 급여대상 질환, 수진자당 추나요법 이용횟수, 시술자 인원제한을 하고 있다”며 “과잉진료를 우려해 높은 본인부담률을 지우고 있지만 자보에서는 본인부담이 없어 통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자보에서도 추나요법에 대해 건강보험처럼 세부 인정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본인부담률이 없는 자보에서는 단순추나와 복잡추나의 적응증에 큰 차이가 없어 수가가 1.7배 높은 복잡추나를 시술할 개연성이 높아 이를 방지할 인정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및 한의 치료에 대한 급여 확대 계획에 따라 향후에도 한방 진료 급여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자동차보험의 근본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