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194개 회원국이 참여해 논의하는 자리에선 의견이 천차만별이다. 언어도, 문화도 달라 결론이 날까 싶지만 계속 이야기하다보면 조금씩이라도 나아가게 된다. 국민 건강이라는 공통 주제에 언어도 같은 우리는 대화하기 훨씬 자유롭다.”
정부의 보장성 강화에 반대하고 있는 의료계에 대해 최종균 보건복지부 의료보장심의관[사진]은 최근까지 스위스 제네바 유엔 사무처 및 주 국제기구 대표 공사참사관으로 일한 경험을 살려 이 같이 답했다.
지난해 정부는 비급여의 급여화를 위한 추진계획 수립·시행 등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에 ‘의료보장심의관’과 ‘예비급여과’ 및 ‘의료보장관리과’를 마련했다.
전병왕 국장에 이어 바통을 이어 받은 최종균 국장은 “대화가 단절된 상태지만 지속적으로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진정성 있는 모습을 통해 매듭을 풀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현재 여러 경로를 통해 해당 논의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학회 등을 통해 의료계 의견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 국장은 “현재까지는 비급여를 급여화하면서 수가를 고려할 때 의료계 손실 부분을 적정하게 보상해 왔다”면서 “그간 협의가 잘 이뤄진 것도 수가 측면에서 적정 보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기자협의회가 확인한 올해 비급여의 급여화 추진은 1조4000억원 규모다. 이미 12세 이하 영구치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전(충치치료)은 금년 1월, 콩팥을 비롯해 방광, 항문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은 2월 완료했다.
"언어·문화 다른 국가 논의 경험 활용, 문재인케어 반대 의료계 설득 최선"
이달부터 구순구개열 치아교정 건강보험 적용이 시작됐으며, 상반기 중 추나요법(4월), 얼굴 등 두부·경부 MRI가 건강보험 적용된다.
하반기에도 ▲병원·한방병원 2·3인실 ▲복부, 흉부 MRI ▲전립선, 자궁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 ▲응급실·중환자실, 중증질환 비급여 해소가 줄줄이 예정됐다.
재정문제 손실이 과하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 최종균 국장은 급여화 속도에 대해선 “현재까진 로드맵대로 차근차근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지난 보도해명자료에 언급된 ‘예정된 적자’라는 설명이다. 계획된 대로 그간의 적립금, 기타 보조금 등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이다.
당초 예상된 작년 건강보험 재정 단기손실은 1조200억원이었다. 하지만 작년 한해 실제 적자폭은 170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이는 보장성 강화 추진을 의사협회와 협의하면서 늦춰진 부분이 있는데다 전체적으로 일정을 조율, 개원가에서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을 뒤로 빼는 등 조정한 결과다.
하지만 올해 적자폭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예고된 보장성 강화계획에 맞출 경우 5년간 10조원 규모의 재정을 더 투입하게 된다.
그는 “결국 건강보험은 사회보험인데 개인 의료비 부담이 너무 많다. 보장성 강화는 사회보험을 통해 개인 부담을 덜자는 측면인데 적절한 방향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