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이 '수련병원 자격 포기'를 선언하면서 소속 전공의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백병원 전공의협의회는 최근 성명서를 통해 "병원으로부터 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며 의료계에 도움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에 따르면 학교법인 인제학원(이사장 이순형)은 그동안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온 서울백병원에 지속적인 실적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이 제시한 안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고 여겨 결국 서울백병원의 수련병원 지위를 포기하고 소규모 수술 등 소위 ‘수입이 되는 과목’만 운영,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관련 논의가 상당기간 진행됐지만 일부 이사진 중심으로만 추진되면서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들에겐 공유되지 못했다. 더욱이 수련병원 포기 선언에도 불구하고 이동수련 등 향후 대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는 지적이다.
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일부 지도전문의들이 전공의들의 보호책 마련을 요구했음에도 이사회는 이미 결정된 사안이라며 일축하고, 이달 초 교수와 전공의들에게 수련병원 자격 포기를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가 수련병원 포기를 위해 27일부터 시작된 2020년도 수련병원 지정 신청에서 레지던트 1년차 정원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서울백병원에서 레지던트 수련까지 이어갈 계획으로 지원한 신규 인턴들은 새내기 의사로서의 첫발을 뗀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만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신규 인턴들은 전체 투표를 통해 병원 측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27일 정오를 기해 파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또한 "전공의들이 성실히 수련 중이던 병원이 영문도 모른 채 통째로 사라져버리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보호 방안 마련에 즉각 돌입했다.
이승우 회장은 “이미 스스로 신뢰받기를 포기한 병원에 극적으로 전공의들이 남을 수 있게 된다 한들 제대로 된 교육수련이 되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태를 만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전공의 42명 전원에 대해 당장 이동수련 절차를 개시, 차기 년도 레지던트 모집이나 향후 수련에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는 방법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공의들이 용기 내 외부에 도움을 요청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며 “마지막 한 명의 전공의까지 보다 나은 수련환경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대전협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통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서울백병원 관계자는 “인턴과 전공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내달 개최되는 이사회 전까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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