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대형제약사들이 국내 바이오텍 '에이비엘바이오'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1년간 동아에스티, 유한양행, 한독 등이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로 이 회사를 선택했다. 그 비결은 뭘까.
3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2016년 2월 이상훈 박사를 중심으로 한화케미칼 바이오 사업부의 핵심 인력들이 모여 설립됐다. 2018년 기준 임직원 수는 50명이며, 그중 42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연혁은 짧지만 독자적 이중항체 플랫폼을 기반으로 면역항암제, 표적항암제, 퇴행성 뇌질환치료제 등의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이중항체 기술은 두 개의 항원에 작용해 효능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의약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 기술을 적용한 면역항암제의 경우 몸을 보호하는 면역세포를 강화하는 동시에 암세포를 공격한다.
플랫폼 기술력을 바탕으로 금년 4월까지 총 6건의 기술수출 계약 체결에 성공했다. 이 같은 성과로 인해 지난해 12월 코스닥 상장 당시 6019억원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올해 4월 1조6060억원으로 166%가량 증가했다.
파트너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국내 대형사부터 미국 바이오벤처까지 다양하다.
우선, 가장 최근에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회사는 '한독'이다. 한독은 지난 3월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로 에이비엘바이오를 선택, 이중항체 기반 신약의 국내 임상시험 및 상용화에 나선다.
한독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반 신약 과제 중 국내 임상 1a상을 진행 중인 신생혈관 억제 항암항체 ABL001을 포함, T-세포 관여 이중항체, 이중항체 기반 면역항암제 등 3개 과제에 대해 한국 시장 임상시험 및 상용화에 대한 독점적 권한을 보유한다.
4개 신약 과제에 대해서도 한독이 한국 시장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 이는 퇴행성뇌질환 치료제와 면역항암제 등을 포함한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유한양행과 동아에스티 등 대형 제약사와도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지난해 9월에는 유한양행과 이중항체 기반 신규 면역항암제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개발·상업화를 공동으로 추진한다.
특히 유한양행은 에이비엘바이오가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104’(대장암· 두경부암)와 ‘ABL105’(유방암·위암)에 대한 기술을 이전 받았다. 양측은 해당 이중항체 신약의 세포주 개발과 공정 개발, 비임상 시험 등을 공동 추진하되 임상시험 및 상업화는 유한양행이 주도한다.
대신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후보물질 도출 등을 담당하며 유한양행으로부터 계약금과 비임상 단계 및 임상 단계마다 기술료(마일스톤)를 받는다. 상업화 이후에는 로열티도 수령하게 된다.
지난해 1월에는 동아에스티와 이중항체 신약 공동개발 및 기술도입 계약을 맺었다.
동아에스티는 ABL바이오가 연구 중인 면역항암 기전의 이중항체신약 2개의 파이프라인에 대한 글로벌 독점권을 갖고, 세포주 개발 및 공정 개발,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추진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현재 연구 중인 면역항암제 타깃에 대한 후보물질 도출을 담당한다. 두 회사는 공동개발의 성공을 위해 협의체를 구성하고, 면역항암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년간 총 6건의 기술이전 계약을 도출해냄으로써 기술력과 상품성은 어느 정도 검증됐다. 이중항체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의 니즈(Needs)가 강하고, 이중항체 플랫폼과 혈액뇌관문 통과능 기술을 통해 적응증 확장 및 기술수출 전략을 꾀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라이선스 아웃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