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글로벌 대표적 경구용 항응고제(NOAC)인 자렐토(성분명 리바록사반)가 국내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렐토는 출시 이후 금년 1월 처음으로 국내 항응고제 시장 1위를 릭시아나에 내어준 데 이어 지난 해 미국에서 대규모 소송에 휘말렸고 이와 관련해서 최근 거액의 합의금으로 우선 급한 불을 끈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자렐토의 미국 자회사 바이엘 및 존슨앤드존슨(J&J)은 최근 2만5000여 건의 소송 합의를 위해 무려 8770억원(미화 7억7500만달러)를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소송의 대부분은 자렐토 복용시 부작용인 내출혈 경고가 충분하지 않았다며 환자 측에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다.
하지만 바이엘과 J&J 양 측은 "미국 FDA에서 승인된 만큼 사전 경고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합의는 잘못을 시인해서가 아니라 소송에 드는 불필요한 시간적·금전적 비용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바이엘과 J&J는 자렐토의 내출혈 경고 미흡에 대한 소송에서 6번 이긴 사례가 있다.
J&J 자회사인 얀센 관계자도 “소송 때문에 회사 내 우수한 과학자들과 연구원들이 환자들에게 쏟아야 할 열정을 변호사에게 쏟고 있다”며 “환자와 의사에게 진정 도움이 될 선택을 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양사에 이번 합의금은 그리 큰 부담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왔다.
존슨앤드존슨의 작년 수입은 약 91조880억원(미화 800억달러)에 달했으며 바이엘의 경우 약 45조5000억원(미화 400억달러)였다. 이번 합의 발표 후 각 회사의 유의미한 주식 변동도 없었다.
이번 합의 사건이 향후 전세계적인 항응고제 시장에서 자렐토 입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자렐토는 지난 2017년 처음 내출혈 소송에 패소해 총 316억5308만원(미화 2780만달러)의 배상금을 문 적이 있다. 이후 2018년 자렐토의 미국 내 매출은 전년대비 소폭 감소한 바가 있다.
이번 사건이 한국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바이엘코리아 관계자는 “아직 영향을 판단하긴 어렵다. 중요한 것은 약제의 안전성 프로파일에는 변동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렐토 복용 후 내출혈과 관련해서 국내 소송은 아직 한 건도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