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주요 다국적제약사의 지난해 매출 원가율은 비슷하게 유지된 반면 판매관리비 비중은 전년보다 줄어 27.6%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 경제적이익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29%를 상회하고 있는 국내 상장제약사의 판매관리비 비율과 비교해 낮은 수치다.
판매관리비(판매비와 일반관리비)는 기업회계기준상 상품과 제품 및 용역의 판매활동 또는 기업의 전반적인 관리유지를 위해 부담하는 비용을 말한다.
흔히 영업비용으로 일컫는 판매촉진비, 접대비와 함께 인건비, 광고비, 해외시장개척비, 경상연구개발비(R&D) 등도 포함된다.
지난 4월19일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다국적제약사 27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018년 판매관리비의 비중은 27.6%로 전년도보다 2.0%p 하락했다. [아래 표]
업체별로는 한국메나리니가 58.3%로 매출의 절반 이상이 판매관리비로 지출된 회사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의 최근 몇 년간 실적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이어 한국알콘 43.6%, 얀센백신 41.0%, 엘러간 38.0%, GSK컨슈머헬스 37.2%, 오츠카제약 35.4%, GSK 34.8%, 세르비에 34.1%, 아스트라제네카 32.9% 순이었다.
반면 베링거인겔하임의 매출액 대비 판매관리비 비율은 15.6%에 불과했다. 노보 노디스크 16.0%, 젠자임 19.2%, 로슈 20.2%도 판관비율이 낮은 곳 중 하나였다.
노바티스의 경우 16.3%p 급감했고, 노보 노디스크도 12.1%p 하락하는 등 판관비율 감소 폭이 큰 업체는 실적 개선이 돋보였던 곳이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의 판매관리비율도 10%p 가까이(9.5%p) 줄었다. 한국애브비는 3.8%P, GSK와 프레지니우스카비코리아도 각각 3.0%P씩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6년 9월말부터 시행된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과 한국판 선샤인 액트(sunshine Act)로 불리는 ‘경제적이익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화’ 시행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얀센백신은 판매관리비는 17.0%P나 급증했다. 한국알콘 8.9%P, 한국산도스 4.1%P, 한국로슈 2.5%P 등도 다소 늘었다.
한 다국적사 관계자는 “정책적 규제가 시행된 영향도 있겠지만 전반적인 실적부진에 따라 기업들이 씀씀이를 줄여온 것도 다른 이유”라고 해석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상장제약사들의 판매관리비율은 29.26%로 다국적제약사보다 2%P 가까이 높았다. 비상장사까지 포함하면 국내제약사의 판매관리비 비중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국내에 의약품 생산시설을 운영하지 않고 해외 본사에서 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구조로 상대적으로 인건비 지출이 적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는 “쥴릭파마 등을 통해 의약품을 유통시키거나 코마케팅을 통해 국내사에 판권을 넘기면서 영업망 구축에 소요되는 비용이 적은 점도 판관비 비율이 낮은 요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