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흉강경을 이용한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가 심방세동 치료 가이드라인에 포함돼 향후 표준치료로 정립될 가능성을 보여 주목된다.
대한부정맥학회는 최근 ‘2018 심방세동 카테터 절제술 대한민국 진료지침’ 개정판을 발행하고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Arrhythmia)를 통해 공개했다.
개정 지침에는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의 적응증과 치료방법, 강점 등이 상세히 소개됐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는 외과 수술과 내과 시술이 접목된 첨단 치료법으로 기존 내과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실패로 부정맥이 재발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는 흉곽에 0.5cm 구멍을 내고 흉강경을 통해 심장을 직접 보며 양극성 고주파로 부정맥 유발 부위를 차단한 뒤 수술 3달여 가량 후에도 비정상 전기신호가 발견되면 내과적 시술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가슴을 열고 심장을 멈춘 채 수술해야 했던 기존 치료법과 달리 난이도는 높지만 환자 부담이 적은 것이 강점이다.
수술은 평균 90분 정도 소요되며 재원 기간도 4일에 불과하다. 특히 심방세동 환자에게서 흔한 뇌졸중의 주요 원인인 좌심방이를 제거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심장센터에서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성공했다.
심장센터 부정맥팀 순환기내과 온영근·박경민 교수·심장외과 정동섭 교수팀은 지난해 세계에서 3번째로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 300례 달성을 기록하기도 했으며, 현재 430례 이상 시행해 국내 최다 치료 경험을 갖고 있다.
치료 성과도 좋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치료 이후 1년 간 심방세동 회피율은 92.3%에 달했다.
최근 하이브리드 치료 받은 환자154명 중에서는 평균 2년이 지난 뒤 24명이 재발해 증상을 호소했지만 내과적 시술을 추가하자 17명이 정상박동을 되찾았다.
하이브리드 부정맥 치료 후 2년이 지난 후에도 증상이 소실됐거나 정상박동이 유지되는 비율이 95%에 달한 셈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좌심방이 폐쇄술 전용 클립이 도입돼 보다 안전하고 좋은 장기 성적이 기대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의 흉강경 부정맥 수술은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다.
심장 분야 선진국인 일본 도쿄 치바병원에서 이달 중순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해 수술을 참관했고, 내년에 정식 연수를 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정동섭 교수는 “흉강경을 이용한 수술적 절제를 포함해 하이브리드 치료는 심방세동 환자에게 중요한 선택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며 “전향적 연구 등을 통해 과학적 근거를 더욱 탄탄히 해 환자 치료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