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제일병원이 법원의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게 됐다.
29일 병원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4월25일 제일의료재단의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내렸다. 법원은 제일의료재단의 새로운 관리인 지정과 함께 관계인 설명회 개최 등을 명령했다.
제일의료재단 조사위원에는 딜로이트안진이 선임됐다. 회생채권과 담보권 등을 조사하는 역할을 맡은 딜로이트안진은 회생절차 신청 이전인 지난해 12월부터 병원에 자문을 제공해왔다.
딜로이트안진은 오는 6월 7일까지 담당 재판부에 제일의료재단의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에 5월말까지 제일의료재단 매각을 위한 본실사와 계약 등 제반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4월 25일부로 법원 결정에 따라 회생절차 개시가 시작됐다"며 "회생 계획안 등 법원이 요구한 목록을 제출해야 하며, 병원 부지 매각을 통한 분원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일병원은 4월초 전(全) 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명회를 열고 부지소유권 이전을 통한 채무 변제 등의 내용을 담은 회생 계획안을 공개한 바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제일병원 부지 소유권을 부동산 사모펀드에 이전하고, 1300억원대 채무를 일시에 변제 받을 계획이다. 이후 부동산 매각 자금으로 제일병원은 타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제일병원은 본관과 일부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분원으로 이전할 예정이며, 서울 양천구 신정동 복합 메디컬 타운과 위례 신도시 등이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병원 부지 매각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시가 '병원 부지'를 '상업 용지' 등으로 변경해줘야 부동산 개발이 가능해 매각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병원 이전이 완료될 때까지 소요되는 기간 동안 필요한 자금은 부동산 펀드에서 충당할 계획이다.
제일병원 관계자는 "분원 시 어느 지역이 적합한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충무로에 있는 일부 시설은 운영되겠지만 상당 부분이 옮겨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회생 계획안에는 장기간 체불된 병원직원 임금과 고용 승계 등에 관한 해결 방안도 담길 예정이다. 의사 직종을 제외하고 대다수 직원들이 임금 체불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라 그 내용에 관심이 높다.
제일병원 노조 관계자는 "병원에 회생 계획안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해 둔 상태"라며 "경영 정상화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고, 임금 및 고용 승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