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병원 시술상품을 판매하는 배너광고를 게재한 업자들에게 광고법 위반과는 별도로 의료법 위반 혐의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광고를 본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고 진료비 일부를 수수료로 챙겼다면 이는 영리 목적으로 환자를 알선한 행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30일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벌금형이 확정된 바 있는 광고업자 3인에 대해 의료법 위반 혐의도 인정해야 한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 광고업자들은 앞서 2017년 병원 시술상품을 판매하는 배너광고를 게시하면서 배너의 구매개수와 시술후기를 허위로 게시해 표시·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어 검찰은 환자를 병원으로 유인해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이들을 별도 기소했다.
배너광고를 통해 총 43개 병원에서 환자 5만여명이 진료를 받았고, 그 대가로 환자들이 지급한 진료비 약 34억원 중 6억원 상당의 수수료를 의사들로부터 지급받았다는 사실이 조사과정에서 드러났기 때문이다.
현행 의료법 제27조 3항은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배너광고를 통해 실질적으로 환자들이 진료를 받고 병원수익이 발생했다면 광고법과는 별개로 의료법상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동일한 범죄사실이어도 영리 목적의 환자유인행위를 금지함으로써 환자유치를 둘러싼 금품 수수 비리를 방지하고자 하는 의료법의 입법취지를 고려해 광고법 위반과는 별개로 혐의를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환자와 의료인 사이의 진료계약 체결 과정에서 중개행위가 인정되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받았다면 의료광고의 범위를 정하는 의료법 제56조를 넘어 알선행위를 규제하는 제27조를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데일리메디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