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가입자 단체의 심리적 저항선인 밴딩 1조원 돌파가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되는 시점이다. 아직 구체적인 수치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밴딩을 결정을 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재정소위)는 다소 보수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6일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 1차 재정소위를 마친 최병호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사진]은 기자들과 만나 2020년 수가협상과 관련한 생각을 털어놨다.
먼저 이날 1차 재정소위는 밴딩 폭과 관련한 결정은 하지 않았다. 어떤 근거를 두고 수치를 정할지 여부 등을 정리하는 자리였다.
최 위원장은 “아직 수치를 논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올해까지 SGR(Sustainable Growth Rate) 모형을 기반으로 한 환산지수 계약이 이뤄질 것이고 또한 명확한 근거자료가 기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공급자단체 측에서 주장하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 관련해서는 “미리 예상해서 반영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수가협상의 쟁점 중 하나는 최저임금 인상인데, 정부의 공식적 자료가 2018년 기준까지 나왔으므로 2019년 예측치를 고려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바로 반영되지는 못하지만 이 부분은 내년이 반영되면 된다. 일본의 경우도 환산지수 계약은 2년에 한번씩 하는 형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자료는 통계적으로 입증된 공신력 있는 자료가 쓰인다. 건보공단의 진료비 통계지표나 통계청의 각종 자료가 근거가 된다. 근거가 미흡한 자료는 당연히 밴딩 설정을 하는 데 쓰일 수가 없다”고 규정했다.
또 보장성 강화에 따라 손실을 보더라도 이미 수요 증가에 따라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반영된 지표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삼겠다는 것이다.
다만, 대형병원과 중소병원은 동일한 유형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중소병원이 피해를 보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지만 이를 수가협상에서 반영하기는 어려운 영역이라는 설명이다.
밴딩 선공개 부분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이미 1%당 재정소요가 얼마나 되는지 각 유형별로 분석을 실시했을 것이다.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되다보니 이미 어느 정도 감안하고 협상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밴딩 선공개 자체가 큰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다.
“SGR 모형 도입했지만 실효성 낮는 등 아쉬워”
최병호 위원장은 국내에 SGR(Sustainable Growth Rate) 모형을 도입해 적용한 인물이다. 하지만 단일유형이 아니라 6개 유형별로 구분된 협상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에 대해서 인정했다.
최 위원장은 “2006년 당시 미국에선 SGR이 단일환산지수였으나 우리는 유형별로 쪼개졌다. 유형별 환산지수 계약에서 SGR을 적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수정 작업을 거쳐 국내에 적용을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제도개선협의체에서도 이 방식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는데 추진하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일단은 올해까지는 SGR 방식을 준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21년 협상 때에는 개선된 SGR 방식 등 구체적 대안이 적용되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