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정부가 의료기관에게 신생아 출생신고 의무화를 선언해 귀추가 주목된다
. 일선 병원들로서는 또 하나의 의무조항이 생기는 만큼 반발이 예상된다
.
정부는 23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포용국가 아동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아동을 단순한 양육 대상이 아닌 생존권, 발달권, 참여권, 보호권을 가진 권리주체로 보고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대목은 ‘출생통보제’ 도입이다.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누락 없이 국가기관에 통보하도록 하는 제도다.
출생통보제가 도입되면 신고도 되지 않은 채 유기되거나 학대‧사망‧방임되는 아동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기대했다.
출생신고를 부모에게만 맡기지 않고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국가기관에 통보하도록 가족관계등록법을 개정하다는 계획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도 의료기관 출생신고 의무화법이 추진 중이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과 자유한국당 함진규 의원 등이 의료기관의 출생정보 보고 의무화를 담은 가족관계등록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아동학대나 유기 등을 예방하기 위해 부모가 전적으로 출생신고를 진행토록 하기 보다 의료인 등이 국가기관에 출생기록을 보내도록 한다는 취지였다.
사실 의료기관 출생신고 의무화는 정부가 오래 전부터 추진해 왔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번번히 무산됐다. 등록 책임과 행정업무 부담에 따른 반발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출생신고제’라는 이름으로 의료기관들의 자율 참여를 유도해 왔다.참여병원은 지난해 5월 도입 당시 18곳에서 현재 92곳으로 늘었다.
시스템 구축과 관련해 아무런 지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산모의 정보공개 동의서 확보 등 추가적인 행정부담이 큰 만큼 참여 동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출생신고는 일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생아 출생정보를 제공하면 심평원이 대법원의 가족관계등록 시스템에 이를 전송하는 제도다.
신생아 부모는 대법원 사이트에서 출생신고서를 작성하고 증명서를 첨부하면 병원이 제출한 정보와 대조해 출생신고가 처리되는 구조다.
그동안 출생신고를 위해 평일에 휴가를 내 동사무소를 찾아야 했던 부모들 입장에서는 집에서 온라인을 통해 처리가 가능한 만큼 편리한 제도다.
하지만 일선 병원들은 여전히 회의적이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산모 동의서 확보, 전산처리 등 행정업무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병원계 인사는 “출생통보제는 의료기관들에게 또 하나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며 “병원 본연의 업무는 진료와 치료이지 출생신고가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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