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차기 서울대학교병원장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 병원 내부적으로는 청와대의 늑장인사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하며 하염없는 기다림을 계속하는 중이다
.
서울대학교병원 이사회가 최종 후보 2명을 선정한 지난 3월 29일 이후 두 달이 다 돼가지만 아직 차기 병원장 인사는 감감무소식이다.
통상적으로 청와대는 서울대병원장 잔여 임기 2주를 전후해 최종 후보를 낙점하는 만큼 차기 병원장은 5월 중순 확정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최종 임명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이 미뤄지면서 병원장 이‧취임식을 일주일 앞둔 현재까지 신임 병원장 발표가 나오지 않고 있다.
본지 확인결과 1순위 후보인 김연수 교수에 대한 인사검증을 마무리하고 주무부처인 교육부가 인사혁신처에 인사 제청을 한 상태다. 청와대 재가가 떨어지면 교육부는 인사혁신처로부터 임명장을 전달 받는다.
서창석 병원장의 임기는 오는 5월 30일로, 신임 원장은 이튿날인 5월 31일부터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최근 관가에서 대규모 차관급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차기 서울대병원장 인사도 함께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정부부처의 정식 직제는 아니지만 서울대병원장이 차관급 예우를 받는 만큼 이번 인사에 포함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23일 발표된 차관급 인사 명단에 서울대병원장은 없었다. 청와대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병원 직원들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는 늑장인사로 인한 직원들의 피로도를 넘어 차기 병원장의 정상적인 업무 준비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기관장 교체에 따른 업무 공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준비기간을 줘야 함에도 인사가 지나치게 늦어지면서 함께 병원을 이끌어 갈 캐비넷 구성 등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이취임식 예정일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았다”며 “더 이상 인사가 늦어지면 신임 원장은 정상적인 업무 시작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캐비넷 구성도 쉽지 않은 문제”라며 “신임 원장이 원하는 집행부를 꾸리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너무 촉박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제18대 서울대병원장 후보로는 1순위 김연수 교수(신장내과·1988년 졸업)와 2순위 김용진 교수(순환기내과·1992년 졸업)가 천거된 상태다.
지난 20년 간 역대 6명의 병원장 모두 이사회의 1순위 추천 후보들이 청와대의 낙점을 받았던 만큼 이번에도 ‘1순위 불변의 법칙’이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대병원 이사회가 검증을 통해 최종 후보를 추천한 만큼 임명권자인 대통령 입장에서는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그 결과를 번복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변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1순위로 선출된 김연수 교수가 지난 3년간 서창석 원장을 보좌한 만큼 ‘전 정권 사람’이라는 평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박근혜 정부가 직접 지목하지 않았고, 학장 출마를 위해 중도사퇴한 신찬수 부원장 후임으로 보직을 맡은 만큼 전 정권과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청와대가 2순위 후보를 지목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이번에도 이변이 없는 한 1순위 후보가 임명장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