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 내 다수 의견과 마찬가지로 전공의들도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반대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승우, 이하 대전협)는 회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술실 CCTV 설치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5월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수련병원 90여 곳의 전공의 86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이 가운데 315명은 외과계 전공의였다.
조사 결과, 전공의 81.29%가 "수술실 내 CCTV 설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답했고 수술실이 주무대인 외과계 전공의들 압도적인 84.44%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반대 이유로는 사생활정보 유출 등 인권침해 사안을 꼽았다.
또 외과계 전공의 지원율 변화 등 향후 전문의 인력 수급에 있어서 부족 현상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A 전공의는 “의료사고 여부와 상관없이 수련 과정에서 환자 및 보호자가 전공의가 수술 참여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는다면 수련할 기회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B 전공의는 “은행도 해킹을 당하는데, 의료기관에서 CCTV 영상을 관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개인정보 유출문제와 보완관리에 있어 의료기관 관리 소홀로 책임을 묻는다면 의사도 고통 받고 환자도 인권침해로 고통 받고 도대체 누구를 위한 CCTV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승우 회장은 “짧은 설문조사 기간에도 현장에 있는 전공의가 많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줬다. 그만큼 수술실 CCTV 강제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것을 다시 한번 체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해 충분히 국민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의료계가 힘을 모아 의료기관 내 무면허의료행위를 근절하고 중앙윤리위원회 혁신과 전문가평가제를 포함한 자정작용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응답 전공의 중 15%는 CCTV 설치에 찬성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의무화가 아닌 의사 선택에 맡기는 것이 옳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수술실 내부가 아닌 입구를 촬영할 수 있도록 통로 등에 자율적으로 설치하도록 하거나 의료계가 나서 의사윤리의식강화, 내부고발 등 자율징계 활성화를 통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