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만료의약품 기준으로 약가를 비교했을 때 외국과 우리나라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라스파이레스 지수로 비교하면 일반환율로 비교한 스위스를 제외한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국가들보다 제네릭 약가 수준이 낮았다.
"후발 제네릭은 동일제제 최고가 등재, 오리지널보다 오히려 더 비싸"
이날 유희영 심평원 약제평가부장도 "후발 제네릭 제품의 경우 동일제제 최고가로 등재됨에 따라 오리지널 제품보다 더 높은 가격으로 등재된다"며 "오리지널 품목은 실거래가, 사용량 약가 연동제도 등 약가 사후관리로 인해 약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지만 제네릭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2012년 계단식 약가 차등제 폐지 후 제네릭 의약품 진입 촉진을 목적으로 동일제제, 동일약가 부여 방식이 도입되면서 후발의약품의 경우 대부분 기등재 품목보다 약가는 높지만 시장 점유율은 매우 낮고, 미청구 품목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발사르탄 80mg의 경우 오리지널인 노바티스의 디오반필름코팅정 상한금액은 520원이지만, 제네릭인 동광제약의 발탄필름코팅정,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디잔틴정은 525원이다.
발사르탄 120mg도 마찬가지다. 노바티스의 디오반필름코팅정 상한금액은 957원이지만, 이연제약의 디로탄정과 오스틴제약의 뉴사탄정은 976원으로 책정돼 있다.
김대진 대한약사회 정책이사도 "제네릭의 가치는 제품 그 자체에 있다기 보단 사용환경, 사용자 등에 달려 있다"며 "지금으로선 사용량을 높일 어떤 동기가 없다. 제네릭이 싸야 사용하는데, 그렇지 않다보니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비판했다.
윤경원 한국병원약사회 법제이사도 "제네릭이 주는 경제적 이점이 중요하다. 사용량 약가연동제 등으로 인해 오리지널보다 제네릭이 동일한 제제인데 가격이 더 높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임상데이터까지 갖춘 오리지널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따라서 이들은 제약산업 발전도 중요하지만 제네릭 도입 취지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관련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 및 개선 작업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박종형 건보공단 팀장은 "보험자 입장에서 제네릭과 오리지널 가격 차이를 확대하기 위해선 제약사 간 자발적 약가 경쟁을 유도하는 게 좋다고 본다"며 "저렴한 제네릭을 판매하는 제약사에게 적정 보상을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팀장은 "외국 제네릭 제도 및 정책이 주는 시사점이 있다"면서 "네덜란드의 경우 특정치료군 내에서 일정기간 동안 가장 저렴한 종류의 약을 지정하는 선호목록제를 운영하고, 독일에선 공공입찰 방식을 도입해 낙찰 받은 회사 제품만 계약을 체결해 제네릭 가격 경쟁을 촉진했다"고 덧붙였다.
유희영 심평원 부장도 "식약처의 제네릭 의약품 허가제도 개편 방향 등과 연계해 제네릭 약가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과거 일괄인하 방식이 아닌 차등가격 체계로 전환해서 제네릭에 대한 제약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개발을 위한 시간과 비용, 투자 등의 노력 여부에 따라 보상체계가 다르게 적용되도록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