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 ‘오가노이드’가 항암제 반응성 예측 과정에서 기존 종양세포주보다 효율적이라는 견해가 나왔다.
종양세포와 비교하기 위한 정상세포를 만들기가 더 수월하고, 별도 장비 필요없이 기존 세포배양시설만으로도 실험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자록 서울대 의과학과 교수는 최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15회 대한소화기암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정상 조직 배양 성공률이 높고 일반적인 세포배양시설에서 실험이 가능한 오가노이드는 암(癌) 정밀의학의 가장 적합한 모델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 유사체로 '미니 장기' 혹은 '유사 장기'라고도 불린다.
김 교수에 따르면 종양오가노이드를 이용한 항암연구는 2014년 이후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암 연구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암 연구 재료로 널리 이용되고 있는 종양세포주의 경우 폭넓은 활용성에도 불구하고, 2차원 배양으로 종양의 미세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 가장 잘 성장하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배양돼 종양세포의 이질성이 배제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종양세포주에 상응하는 정상세포를 얻기 힘들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반면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암 연구는 정상 및 종양조직의 오가노이드를 단기간에 비교적 높은 성공률로 얻을 수 있다.
때문에 정상과 종양 오가노이드에서의 유전체 변화나 항암제에 대한 반응성을 보다 쉽고 빠르게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것이 구 교수의 설명이다.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도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연구 장점 중 하나다.
또 다른 암 연구 모델PDXT(이종이식모델)의 경우 실험용 쥐의 배양시설 및 유지비용에 많은 비용이 소모된다. 하지만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실험은 기존의 세포 배양시설만 으로도 가능하다.
한편, 해외서는 이 같은 장점에 주목해 오가노이드에 대한 연구가 이미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16년 7월 미국 NCI와 영국 세인저 연구소 및 네덜란드 휴브레히트 오가노이드 테크놀로지는 협의체를 구축해 공동연구를 진행했고 1000여 개의 종양 오가노이드를 개발했다. 이렇게 개발된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항암제 감수성 실험을 할 수 있는 협의체도 구성했다.
또 지난 2018년에는 환자유래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전이성 위장관암 항암제에 대한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다는 논문이 ‘더 사이언티스트’지에 소개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