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정책에 대한 임상 현장의 볼멘 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낮은 수가다. 갑작스런 급여화 과정에서 정부가 보험가격을 너무 낮추면서 일부 치료재료 및 소모품 수입업체들이 아예 유통을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이종욱 대한화상학회 이사장(한강성심병원)[사진 左]은 “화상 분야 최대 관심사는 건강보험 급여 확대다. 하지만 공급 포기가 고려될 만큼의 낮은 수가는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열악한 환경의 화상치료 분야는 아직 비급여가 많다. 의료진과 환자 모두 급여화를 손꼽아 기다리는 항목이 다수지만 우선순위에서 정부와 환자 및 의료진 간 시각차가 존재한다.
이종욱 이사장은 “문 케어가 시행되면서 과거 1년에 한두 건에 불과했던 급여화 항목이 최근 급격히 많아졌다. 빠르게 진행되는 급여화 과정에서 보험재정을 고려, 가격을 낮추려는 경향도 커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치료사 등 보조인력 외에도 전담간호사가 화상환자를 관리하고 있지만 수가는 의사 1명이 화상환자를 드레싱을 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현실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급여화 과정에서 가격을 무리하게 낮추다보니 일부 수입제품에 대해 유통사들은 아예 수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 화상환자의 급성기 치료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만 이후 통증을 비롯해 사회 복귀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흉터 치료는 비급여 항목이 대부분인 점도 개선될 문제다.
화상 치료에 쓰이는 재료는 고가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체 발생율이나 사용빈도를 고려하면 만성질환에 비해 재정 소요 비중은 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기다리던 처치‧시술‧제품 사용에 대해 보험이 적용되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필요에 따라 비보험 환자부담을 인정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충실도 높아진 정기학술대회 성료
대한화상학회는 지난 14까지 이틀간 서울 임피리얼팰리스호텔에서 회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9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참석자는 전년도에 이어 이번에도 500명을 훌쩍 넘었다. 높은 프로그램 완성도 등에 힘입어 내외부에선 중견학술단체 학술대로로서 기대 수준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한화상학회는 지난 1997년 창립, 20년 이상 화상 치료와 연구, 교육에 있어 그 규모와 역할을 점차 확대해 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근로복지공단 등과 긴밀한 협의를 지속, 관련 정책 수립에도 일조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제22차 학술대회는 기존의 큰 틀을 유지하며, 화상 환자의 총괄적 치료와 연구를 위한 다학제적 접근에 가치를 뒀다. 유관 학술단체들과 내용 중복을 피하도록 세심한 배려도 기울였다.
여러 분야 전문가로부터 다양한 측면에서의 접근이 시도되기도 했다. 학회는 차기 학술대회에선 최근 강원도 산불진화에 노력한 소방관들과 함께하는 세션을 만들 계획이다.
정철수 회장(부산하나병원)[사진 右]은 “이스라엘 화상 전문가로부터 이식을 위한 피부절제가 필요치 않는 연고 활용 사례를 듣는 등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으로 이틀 간의 프로그램을 꾸렸다”고 소개했다.
그는 “화상 분야에 관심을 보이면서 등록이 늘고 있는 공중보건의와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타 진료과 전문의를 교육하는 특별세션도 마련했다”면서 “향후 기관 간 치료연계 등에 있어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