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백혈병 환자 진료비 임의비급여 청구로 10여년 가까이 법정 공방을 펼쳤던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과징금부과 및 업무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여의도성모병원에 따르면 병원은 지난 2006년 보건복지부의 현지조사 결과에 따라 건강보험 환자에 대해 35일, 의료급여 환자에 대해 47일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고 이행 중이다.
이후 제기된 백혈병 환자에 대한 임의비급여 청구 소송이 최근에 와서야 결론 난 까닭이다.
당시 병원은 백혈병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골수검사용 바늘 가운데, 급여가 인정되지만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던 재사용 바늘 대신 1회용 바늘을 임의비급여로 청구해 사용했다.
기나긴 법정공방 끝에 2017년 대법원은 “임의 비급여 진료행위를 했더라도 일정 요건을 갖췄다면 예외적으로 허용이 가능하다”며 여의도성모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복지부 행정처분은 별개로 진행된다.
병원은 건강보험 환자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내기로 하고, 의료급여 환자에 대해서는 영업정지기간을 따르기로 한 상태다. 이에 모 언론사에서 ‘돈 안되는 환자는 안 보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 측은 “보건복지부의 일관성 없는 행정처분, 돈 안되는 환자는 병원에서 진료를 안 한다는 식의 언론사 오보에 대해 교직원들이 심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고 항변했다.
병원은 20일 공식 입장을 내고 “건강보험 관련 업무정지 기간 동안 병원을 찾는 환자수가 약 8만 명으로 예상돼 그 규모가 상당하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이 업무정지를 시행할 경우 진료공백 발생, 의료전달체계 단절 등 발생 할 수 있는 문제의 심각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며 “적자임에도 불구하고 업무정지 대신 과징금 납부를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급여 환자수는 총 500여 명으로 1일 평균 10명 전후”라며 “민원 대응팀을 구성해 모든 의료급여 환자를 대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진료에 불편함이 없도록 영업정지 기간 전·후 진료일정을 재조정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렇게 조치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병원에서 진료를 볼 수밖에 없는 환자는 급여청구 없이 병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각종 자선기금으로 진료비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병원은 “백혈병 등 중증환자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자 했던 의료진의 숭고한 노력이 마치 부당한 영리추구 행위인 것처럼 매도돼 병원은 지난 10여 년간 너무도 많은 오해와 질타에 시달려야 했다”며 “적자운영을 감수하면서도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자부심을 갖고 전개했던 다양한 의료사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는 순간의 좌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여의도성모병원은 그 무엇보다 환자들 생명과 건강을 우선시하는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며 “업무정지기간에도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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