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의료법인도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
. 병원을 운영하고 직원 월급을 주려면 돈이 필요하다
. 이를 위한 정상적인 행위를 영리로 치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제도에 치이고 규제에 압박 당하는 의료법인에 대한 구제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비영리’라는 프레임에 꽁꽁 묶여 있는 상황을 타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법무법인 반우 김주성 변호사는
28일 오후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대한의료법인연합회 학술세미나에서 의료법인을 둘러싼 오해를 조목조목 짚어냈다
.
우선 그는 ‘의료법인은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된다’고 규정돼 있는 현행 의료법 시행령의 해석성 오류를 지적했다.
의료법인은 구성원에게 이익 분배를 목적으로 하는 영리사업은 할 수 없으나 법인의 고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익사업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김주성 변호사는 “의료법인은 의료업 수행을 위해 주식회사와 같은 영리법인의 운영구조를 가질 수 밖에 없지만 영리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익사업과 영리사업은 구별되는 개념으로, 의료법인은 병원 운영를 위해 수익을 내야 함에도 비영리라는 프레임에 갖혀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법인이 이윤을 남길 목적으로 개별 거래행위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윤이 배당되지 않고 법인에 유보돼 있는 한 이는 영리행위로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영리를 추구한다는 의미는 단지 영업활동에서 이윤을 남기는 게 아니라 그 이윤이 사업자나 주주 등에게 배분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법인에 발생한 이윤이 구성원에게 분배되지 않고 법인에 묶여 있다면 비영리성은 충분히 충족된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의료법인 이사들 급여와 관련해서도 고액 급여가 수익을 분배받은 게 아니라는 대법원 판례를 제시했다.
김주성 변호사는 “고액 급여는 개인 재산과 의료법인의 재산이 구별되지 않은 채 관리되거나 사용된 증거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사들의 의료기관 운영과정에서 형법상 횡령 또는 배임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개별 책임을 지는 것이지 적법한 의료기관 개설 행위가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주성 변호사는 의료법인이 사무장병원으로 오해를 받는 현실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표했다.
발기인 총회를 하지 않는 게 사무장병원의 징표라는 복지부 견해와 관련해 “의료법 시행규칙은 발기인 인적사항을 기재한 서류만 요구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발기인 총회 회의록이 첨부서류로 열거돼 있지 않은 만큼 결국 발기인 총회는 의료법인 설립요건이 아니고 총회를 거치치 않는 상태에서 이뤄진 허가도 공정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법인 임원 중 반드시 의료인을 포함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인이 의료기관 개설 및 운영을 주도하지 않았다고 해서 의료법 위반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다.
김 변호사는 “사무장병원은 외형상 의료법인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고 의료기관 개설 자격에 대한 법률적용 회피 수단으로 이용됐을 경우가 사무장병원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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