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백성주 기자] 의료계 반대에도 불구, 의료사고 분담금 강제징수 제도가 금년 6월12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작년까지 대상 의료기관 3곳 중 2곳만 해당 비용을 납부하고 있었다.
지난해 불가항력 의료사고 청구는 20건이었고 보상금으로 총 2억5천만원이 집행됐다. 20건 청구에 대해 11건은 보상, 4건은 기각됐으며, 5건은 현재 심의 중이다.
30일 데일리메디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통계연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재원 적립 대상 의료기관 분담금 적립률은 69.8%에 그쳤다.
적립대상기관 1817곳 중 실제 납부는 1306곳이었다. 적립목표액 9억1960만원 중 적립액은 6억4230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국가출연금 목표액 21억7274만원은 100% 채워졌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 재원은 2018년 12월 31일 기준 29억2610만원 중 13억7000만원이 보상금으로 집행되면서 15억5610만원이 최종 적립된 상태다.
지난 2013년 4월 제도시행 이후 보상 청구 건수는 연 평균 35.1% 증가세를 보였다. 작년까지 누적 74건 중 55건(인용률 74.3%)에 대해 보상금 13억7000만원을 지급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금으로 총 2억5천만원이 집행됐다. 20건 청구에 대해 11건은 보상, 4건은 기각됐으며, 5건은 현재 심의 중이다.
사고 유형별로는 신생아사망이 9건으로 가장 많았다. 산모사망은 4건, 태아사망 4건, 신생아뇌성마비 3건 등이었다.
의료계 "국가가 비용부담 책임"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받아내지 못한 '무과실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금'에 대해 강제 징수로 전환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요양급여비용 일부를 공제하는 방식이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에 따라 보상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재원은 시행령에 따라 국가와 분만 실적이 있는 의료기관이 함께 분담한다.
앞서 국회는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분담금 중 의료기관 분담금 등을 요양급여비용에서 징수할 있도록 의료분쟁조정법을 개정한 바 있다.
의료분쟁조정법 제46조 제4항이 신설되면서 올해 6월부터 개정 시행돼 보상재원을 요양급여비용으로 의료중재원에 지급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법에서는 건보공단도 요양기관에 지급해야 할 일부를 지급하지 않고 이를 중재원에 지급해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최근 중재원은 분담금 미납 의료기관에 안내문을 발송, “하반기 내 요양급여비용을 공제하겠다”고 공고했다. 의료계가 개정 의료분쟁조정법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만큼 실제 시행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의협은 “불가항력 의료사고는 이미 의료인의 과실이 없음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의료인에게 분만 의료사고 등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과실 책임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보상분담금을 의료기관이 공단으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요양급여비용에서 강제 징수토록 한 것은 재산권 보호를 규정한 헌법 제23조 취지에 반한다”면서 “비용부담 주체는 의료기관이 아닌 국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