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뇌(腦) 발달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단백질의 기능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뇌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선천성 뇌질환 치료법 개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KIST 뇌과학연구소 오우택 소장[사진]·홍규상 박사팀은 쥐의 대뇌 발달 과정에서 '아녹타민1' 단백질 역할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6월 18일자)에 실렸다.
아녹타민1은 염소이온이 세포 안팎으로 드나들 수 있게 '채널'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다.
사람을 비롯한 동물 배아의 뇌 발달에는 신경줄기세포가 주요 역할을 담당한다. 신경줄기세포는 다양한 신경계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인데 신경세포(뉴런)를 증식시킬 뿐 아니라 적당한 위치로 옮기는 일까지 수행한다.
신경줄기세포가 뉴런을 옮길 때는 긴 다리 같은 '섬모'를 활용한다. 뉴런은 줄기세포가 뻗은 섬모를 사다리처럼 타고 목표 지점까지 간다. 그러나 줄기세포가 어떻게 섬모 길이를 조절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아녹타민1이 신경줄기세포의 섬모 길이 연장 핵심 요인임을 확인했다. 이 단백질이 활성화되면 신경줄기세포가 증식하고 섬모 길이도 연장됐다. 이에 따라 뉴런 위치는 물론이고 뇌 크기까지 조절됐다.
연구진은 아녹타민1이 없는 유전자 변형 쥐의 경우 신경줄기세포 섬모 길이가 일반 쥐보다 짧은 것도 확인했다. 뉴런이 정상적으로 발달하지 않았고 뇌 크기도 일반 쥐보다 작았다.
오우택 소장은 "신경줄기세포에서 아녹타민1 이온 채널의 역할을 재조명해 동물 뇌 신경 형성 과정에 대한 이해 범위를 한층 넓힐 수 있었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어 "이 연구 결과가 두뇌 형성 과정 오류로 인한 뇌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하는데 초석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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