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법무법인 충정은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을 상대로 공단 근로자들이 제기한 임금피크제로 인한 감액 임금 청구소송에서 공단을 대리해 승소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공공기관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으로는 첫 판결이다.
2015년 공단은 개정된 고령자고용법에 따라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기존 58세였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고, 3년 이하 기간이 남은 근로자에 대해 연차별로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인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러자 퇴직을 앞둔 공단 근로자들은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며, 또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감액된 임금 190억원에 대한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의 고용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제도이며 사전에 노사 합의도 이뤄졌다며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부장판사 최형표)는 "개정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취지상 임금피크제가 고령자의 고용 유지를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연령 차별’이다"고 판시했다.
이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 합의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사항이 없으며, 법에서도 정년 연장과 함께 임금피크제 등 임금체계 개편을 예정하고 있는 점을 들어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공단 측 변호를 담당한 김시주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공공기관이 도입한 임금피크제 적법성을 최초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700 여개 공공기관 대부분에서 임금피크제로 인해 감액된 임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수백건에 이르고 그 청구 금액만도 수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공단 승소 판결이 향후 유사한 소송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